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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생각해 봤는데 없다."
강정호(38)의 한마디에 최근 야구계가 떠들썩해졌다. 강정호는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현재 KBO리그 타자 가운데 지난 시즌 MVP 김도영(22·KIA 타이거즈)을 제외하면 메이저리그와 계약할 만한 타자가 안 보인다고 단언해 눈길을 끌었다.
강정호는 "전제조건이 KBO리그를 씹어먹고 그 다음에 가서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바뀐다. (김하성은) 잠재력이 있었다. (김)하성이는 유격수라는 포지션이었기에 그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미국에 가지 않았다면 과연 다른 선수들이 KBO 골든글러브를 받았을까. 그 포지션에서 독보적으로 잘하고, 유격수라는 포지션이었기에 가능성이 있었다"며 지금은 그런 독보적인 선수가 김도영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차기 메이저리거 후보로 거론되는 강백호(26·kt 위즈)로선 섭섭할 만하다. 강백호는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했을 때부터 천재타자로 주목을 받았다. 데뷔 시즌에 29홈런을 날리며 신인 역대 최다 신기록 작성했다. 2017년 KBO리그에 데뷔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천재타자 경쟁 구도를 그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강백호의 프로 생활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22년과 2023년은 부상과 부진이 겹쳐 연달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타석에서 강백호의 무게감을 의심하진 않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수비와 주력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강백호는 외야수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해 1루수 포지션을 바꿨다가 올해는 포수로 완전히 전향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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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는 지난 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89(550타수 159안타), 26홈런, 96타점, OPS 0.840을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kt는 강백호의 올해 연봉을 7억원까지 올려 프로 8년차 최고 대우를 해줬다. 강백호의 지난해 연봉은 2억9000만원이었다. 지난 시즌 활약을 보상하는 동시에 FA 프리미엄도 고려했다.
강백호는 메이저리거의 꿈도 함께 꾸고 있다. 올 시즌 활약상에 따라서 국내 구단과 대형 FA 계약을 할지, 메이저리그 구단과 FA 계약을 진행할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KBO는 지난해 10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kt 강백호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고 알렸다.
강백호는 메이저리그 도전과 관련해 "(메이저리그 진출은) 모든 선수들의 꿈일 것이다. 기회라도 있다면 그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프로 선수라면 어떤 종목이든 가장 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항상 마음속에 꿈은 있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가겠다, 안 가겠다'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올 시즌 잘하면 거기에 맞는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올 시즌 잘해서 미국에 갈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고, 한국에서 FA 계약을 해야 한다면 그것도 잘 되면 좋겠다. 일단 올해 잘 해야 한다. 그래서 기회가 온다면, 뭐라도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 뒤 강정호의 예상을 뒤엎고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일단 포수로 완전히 안착하는 게 꿈을 향한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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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