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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매년 있는 스프링캠프 친선경기의 일환으로 여겼는데, 현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주 경기에 앞서 무려 미디어데이를 치렀다. 김태형 감독과 대표선수 김원중이 참석했다. 대만 대표팀을 이끄는 청하오쥐 감독과 간판스타 천지에씨엔(퉁이 라이온즈)도 참석해 이번 경기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현장에는 수많은 대만매체가 모여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이밖에도 대만 현지에서 살펴본 이번 경기를 향한 응원 열기와 관심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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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WBC에서 번번이 굴욕을 겪으며 이번 2026 WBC에는 예선 1라운드에 참가하는 신세가 됐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에서도 그동안 대만은 대체로 조연이나 단역 신세였다.
하지만 지난해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하면서 단숨에 세계 야구의 중심에서 포효했다. 쉽게 찾아오지 않을 야구 부흥의 기회다. 1990년대 검은 독수리 사건 이후 깊은 침체를 겪고 간신히 부활한 대만프로야구도 한마음이다.
롯데전은 대만 대표팀에겐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WBC 예선의 전초전이자, 불타오르는 흥행을 이어가기 위한 징검다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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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롯데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1팀일 뿐이다. 외국인 선수의 도움도 미미하다. 지난해 202안타 신기록을 세운 빅터 레이예스는 출전하지만,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 터커 데이비슨은 타이베이에 동행하지 않았다. 유강남 최준용 고승민 등 재활조로 분류됐던 선수들, 그리고 신인 김태현 역시 빠졌다.
롯데는 지난 1월 24일 대만에 입국, 스프링캠프를 진행해왔다. 이제 3주 가량이 지났을 뿐이고, 프로야구 개막전을 치를 3월 22일은 아직 한달도 더 남았다.
차근차근 몸을 만들며 개막을 준비해야할 시기다. 개막 직전 김민석(현 두산)을 시작으로 5월까지 한동희 황성빈 손호영 전준우 등이 줄줄이 쓰러졌던 지난해의 아픈 기억이 절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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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차전은 박세웅, 2차전은 김진욱의 선발등판이 예정돼있다. 다만 두 선수의 현재 몸상태를 고려하면 투구이닝은 2~3이닝 정도로 짧게 제한될 전망이다.
이번 2연전은 WBC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특히 피치클락은 주자 없을시 15초, 있을시 18초, 투구판 3회 이탈시 보크가 주어지는 MLB 규정대로 진행된다. 롯데 투수들로선 곤란한 경기가 될 수 있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괌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하지만 야구장은 물론 빈약한 부대시설에도 아쉬움이 많았다. 타격 훈련과 수비 훈련을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소화하는 등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 있어 선수단내 불만도 적지 않았다.
올해는 대만으로 장소를 옮겼다. 타이난 야구장 및 부대 시설에 대한 롯데 구단의 만족감은 매우 높다. 메인 스타디움 외 보조구장이 바로 옆에 붙어있고, 실내 돔시설 크기는 김해 상동의 롯데 연습장보다도 크다. 우천시에도 간단한 타격 훈련과 캐치볼, 트레이닝을 한꺼번에 소화할 수 있을 정도다. 김태형 감독 역시 "대만 시설이 상당히 좋다"며 향후 장기적인 협조관계를 부탁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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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대만 대표팀과의 일전이 문제다. 롯데 측은 애써 '연습경기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차후 대만 대표팀의 WBC 성과에 맞물려 '출정식'마냥 치러진 롯데전이 두고두고 회자될지도 모른다.
타이베이(대만)=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