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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LA다저스의 일원이 된 김혜성이 입단 후 첫 번째 위기를 만났다. 자신을 개막전부터 마이너리그로 밀어낼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가 팀에 새로 합류한 것이다.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메이저리그 적응에 속도를 높여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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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다시 다저스와 재계약했다. 에르난데스는 재계약 후 SNS 영상을 통해 다저스 계약 소식을 알렸다. 이로써 다저스의 내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혜성에게는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강력한 경쟁 우위를 지닌 베테랑이 합류했다는 건 김혜성에게 돌아갈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듯이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ESPN은 '다저스는 에르난데스의 넓은 활용가치와 클럽하우스에서의 인품을 인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저스는 10월에 경기를 업그레이드하는 재능이다'라고 평가했다. 팬과 동료들에게 모두 사랑받고 있으며, 여러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포스트시즌에서 더 강력하다. 다저스가 에르난데스를 다시 선택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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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김혜성만 믿고 갈 수는 없다'는 뜻이다. 에르난데스는 모든 면에서 마치 '김혜성 업그레이드 최종버전'같은 모습이다.
정규시즌에서 통산 2할3푼8리, OPS 7할1푼3리를 기록 중인 에르난데스는 '가을 사나이'다. 포스트시즌 평균 타율이 2할7푼8리, OPS 8할7푼4리로 업그레이드된다. 덕분에 2020년과 2024년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따낼 때 직접적인 활약을 펼쳤다.
유틸리티로서의 능력은 김혜성보다 월등하다. 김혜성이 2루와 유격수에 특화된 반면, 에르난데스는 내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 2024시즌에는 1루수로 7경기, 2루수와 유격수로 각 6경기를 소화했고, 3루수로는 60경기에 나왔다. 14경기에서는 또 외야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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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에르난데스의 영입은 김혜성에게는 대재앙과 마찬가지다. ESPN 블레이크 해리스 기자는 '에르난데스가 합류하며 개막 엔트리 최종 명단에 들어갈 자리가 줄었다. 김혜성과 앤디 파헤스가 경쟁하는데, 현재로서는 파헤스가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김혜성이 일단 주전자리는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백업 자리로 개막 엔트리를 노려야 하는데, 외야수만 맡을 수 있는 파헤스가 더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는 파헤스가 이미 검증된 공격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파헤스는 지난 시즌 116경기에 나와 타율 2할4푼8리, OPS 7할1푼2리를 기록했다. 조정 득점생산력(wRC+)은 100으로 리그 평균 수준이었다. 그러나 특히 좌완투수를 상대로 막강했다. 타율 3할5푼7리에 OPS는 0.916을 찍었다. 좌투수 상대 wRC+는 무려 157이나 된다. 플래툰으로 좌투수가 나올 때 충분히 활용가능하다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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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서 김혜성에게는 계속 물음표가 달려있다. KBO리그에서조차 압도적인 타격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이정후나 김하성 등 키움 히어로즈 출신 메이저리거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다저스도 이런 면에서 김혜성에게 환상을 품고 있지 않다.
더 나아가 KBO리그에서 보여준 수비 지표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일단 기대감을 갖긴 하지만, 실전에서 검증해보고 역할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에르난데스의 영입으로 이제 김혜성의 주전 자리는 거의 날아갔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백업으로라도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려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