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김)도영이 써버릴까."
결국 류 전 감독은 장고 끝에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를 4번타자로 낙점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치른 평가전에서 윤동희가 홈런을 펑펑 치는 등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기 때문. 그러나 윤동희는 4번이란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듯 급격히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고, 결국 대회 중반부터는 문보경이 중책을 대신 맡았다. 문보경은 윤동희보다는 나은 타격을 보여줬지만, 대만과 첫 경기 패배로 대회 탈락이 유력해진 한국팀 분위기를 바꿀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KBO는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고 또 과거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으로 평가했던 대만이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변화를 꾀했다.
|
|
차기 4번타자 유력 후보로는 노시환(한화 이글스)과 강백호(kt 위즈)가 있다. 노시환은 2023년 31홈런-101타점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을 휩쓸며 젊은 거포의 탄생을 알렸다. 지난해는 타율 0.272(526타수 143안타), 24홈런, 89타점으로 다소 주춤했고, 시즌을 마친 뒤는 부상으로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계속 한국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거포다.
예비 FA 강백호는 올해 연봉 7억원에 사인했다. 지난해 연봉 2억9000만원에서 무려 4억1000만원이 올랐다. 지난 시즌 144경기에 모두 뛰면서 타율 0.289(550타수 159안타), 26홈런, 96타점, OPS 0.840을 기록하며 천재타자의 부활을 알렸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면 FA 시장 최대어로 100억원 이상 대형 계약이 예상되는 선수.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강백호는 그동안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태도가 문제가 된 적은 있지만, 낯선 공도 곧잘 치며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지금으로선 노시환과 함께 4번타자 경쟁이 유력하다.
김도영과 노시환, 강백호를 제외한 지난해 20홈런을 달성한 20대 타자로는 김영웅(삼성 라이온즈), 문보경이 있다. 김영웅은 28홈런, 문보경은 22홈런을 기록했다. 이 중 30홈런을 넘긴 타자는 김도영뿐이다. 제2의 이대호, 박병호가 나오기 위해서는 젊은 홈런 타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 김도영이라는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 선수로 급한 불을 끄려 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