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1R 지명권 날렸다고? 누군가에게는 특급 기회 "솔직히 더 좋았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5-02-10 07:00


트레이드로 1R 지명권 날렸다고? 누군가에게는 특급 기회 "솔직히 더 좋…
NC 신인 투수 김태훈. 사진=나유리 기자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박건우 선배님 보고 가장 신기했어요."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열린 2025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1,3라운드 지명권을 사용하지 못했다. 트레이드 때문이다. 지난 5월 키움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수 김휘집을 영입하면서, 2025시즌 신인 지명권 2장(1,3라운드)를 내줬다. 내야 수비와 타선 보강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신인 드래프트 초반 가장 한가한(?)팀이 되기도 했다. 만약 1라운드 지명권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수준급 신인 투수를 1명 더 지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키움은 NC의 1,3라운드 지명 차례때 충훈고 투수 김서준과 대구상원고 내야수 여동욱을 각각 지명했다.

하지만 이미 감안했던 부분. NC는 최상위픽이 된 2라운드에서 소래고 우완 투수 김태훈을 지명했다. 지명 당시 NC 임선남 단장은 "우리의 드래프트 원칙은 남아있는 선수 중 가장 좋은 선수를 뽑는 것"이라면서 "우리 순번에 김태훈을 지명해서 기쁘다. 김태훈의 건강한 팔, 강력한 구위를 높게 평가했고 데이터를 분석해도 KBO 기준으로 직구 회전력이 최상급이었다. 공의 수직 움직임도 굉장히 우수하다"며 설명했다.


트레이드로 1R 지명권 날렸다고? 누군가에게는 특급 기회 "솔직히 더 좋…
2025 신인드래프트 현장. 스포츠조선DB
김태훈은 현재 창원 마산구장에서 동기들, 선배들과 함께 첫 시즌 대비 훈련을 시작하고 있다.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프로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김태훈은 "TV에서만 보던 선배님들을 실제로 만나니까 너무 신기했다. 특히 박건우 선배님을 선수단 식당에서 처음 뵀는데, 정말 신기했다. 너무 멋있어서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쳐다봤다"며 신인다운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상위 라운드 지명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신인 드래프트 지명장 현장 초대를 받지 못했다. 초대장은 KBO가 스카우트들의 의견을 모아 대상자를 선정하는데, 하필 김태훈이 빠지고 말았다. 김태훈은 "초대를 못받았다. 다들 '왜 안가냐'고 물어보셨는데, 문자를 계속 확인해도 연락이 오지 않았었다. 그냥 친구들끼리 TV로 중계를 봤는데, 정말 놀랐다. 저는 솔직히 2라운드에 뽑힐거라고는 생각 못했었다. 3라운드 정도부터 기대해봐야겠다 싶었는데, 2라운드에 불려서 놀랐고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1라운드 지명자가 없어 김태훈은 NC 신인들 가운데 최상위 순번 지명자가 됐다. 그는 "저는 그래서 솔직히 더 좋았다. 제가 처음이니까 영광이었고, 다른팀도 아니고 NC니까 더 좋았다"며 웃었다. 고향이 인천이라 SK 와이번스를 보고 자랐고, 또 야수 출신인만큼 '홈런왕' 최정을 바라보며 프로선수의 꿈을 키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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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DB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배경에는 '폭풍성장'이 있었다. 아버지가 배구선수, 어머니가 농구선수 출신인지라 운동인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중학교 3학년때까지는 키가 1m72였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할때는 1m90까지 컸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무릎 성장통이 생겼을 정도로 키가 쉬지 않고 매달 계속 자랐다.


소래고 전학 후 투수로서의 역량도 함께 성장했다. 고교 2학년 8월에 구속이 140km으로 상승했고, 시즌 후반기에는 147km까지 마크했다. 자신감도 함께 상승하면서 야구하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운동도 더욱 열심히 했다. 몸을 만들자 최고 구속은 148km에서 154km까지 더 늘었다.

"저는 스피드가 빠르고 공에 힘이 있는게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는 김태훈은 "위력적인 슬라이더도 자신이 있다"고 어필했다.


트레이드로 1R 지명권 날렸다고? 누군가에게는 특급 기회 "솔직히 더 좋…
김태훈. 사진=나유리 기자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는 못하지만,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김태훈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2군에서부터 부상 당하지 않을 몸을 잘 만들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서 1군에 데뷔하고 싶다"면서 "1군 감독님 앞에서 등판할 기회가 주어졌을때, 저의 진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인이니까 부상 없이 완주하는게 목표고, 기회가 되면 올해 1군 무대도 한번 밟아보고 싶다"고 데뷔 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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