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7억 진가 증명하라' 美 왜 이정후 집중 조명하나…"NL 서부 우승 위한 변수"

김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5-02-10 06:12


'1647억 진가 증명하라' 美 왜 이정후 집중 조명하나…"NL 서부 우…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이정후가 훈련을 마친 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2/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이정후(27)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압도적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경쟁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를 잡기 위한 변수 가운데 하나다."

건강을 회복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이끌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언론은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 각 팀의 새로운 시즌 전력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샌프란시스코를 이야기할 때는 이정후를 꼭 언급한다. 그만큼 중요한 전력이라서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647억원) 대형 계약에 합의해 메이저리그를 발칵 뒤집어놨다. 이정후가 KBO를 장악한 천재 타자인 사실은 익히 잘 알려져 있었지만, 1억 달러를 웃도는 큰 계약에 성공하리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해외리그에서 이적한 아시아 야수 역대 최고액을 제시하며 특급 대우를 약속했다. 이정후는 입단하자마자 1번타자 중견수로 자리를 굳혔다.

이정후는 불의의 부상 전까지는 긍정적인 성적을 남겼다. 이정후는 37경기에서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OPS 0.641을 기록했다.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하기에는 표본이 너무 작고, 또 화려하지 않았으나 서서히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단타를 장타로 바꾸는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는 전 KBO리그 스타인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은 적응 기간으로 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왼쪽 어깨 부상으로 37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이정후는 1억1300만 달러 계약의 2년차 시즌에 거의 접어든 상태다.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중견수로 빼어난 수비력과 타석에서 한 주 한 주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정후는 수비를 탄탄하게 하면서 테이블세터로 라입언의 맨위를 차지할 것이다. 아프지만 않다면 도루도 조금씩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정후의 올 시즌을 분석했다.

또다른 미국 스포츠매체 '야후스포츠'는 최근 이정후를 '올해 부상에서 복귀해 팀을 바꿀 선수 20인' 리스트에 적어 넣었다. 이정후는 2023년 내셔널리그 MVP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거물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해 눈길을 끌었다.

야후스포츠는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압도적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경쟁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를 잡기 위한 변수 가운데 하나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비시즌에 KBO 스타 외야수를 영입하기 위한 큰 투자를 했지만, 부상 전에 초반 평가는 엇갈렸다. 이정후의 특급 콘택트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듯했고, 그의 수비력도 매우 좋았으나 출루와 장타율은 생갭다 많이 떨어졌다'고 평했다.


'1647억 진가 증명하라' 美 왜 이정후 집중 조명하나…"NL 서부 우…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라이브 배팅에 나선 이정후가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 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0/

'1647억 진가 증명하라' 美 왜 이정후 집중 조명하나…"NL 서부 우…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 스타티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이정후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4/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정후 영입을 주도했던 파르한 자이디 야구 운영 사장을 경질하고, 팀 프랜차이즈 포수 버스터 포지를 새로운 사장으로 임명했다. 또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책임을 자이디 전 사장에게 물은 것이다.


야후스포츠는 '이제 프랜차이즈 전설 포지에게 프런트 오피스 지휘봉을 맡기면서 경쟁에 대한 압박감은 더욱 커졌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이상의 중견수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이정후는 전망이 좋은 편이다.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의 성적 예측 시스템인 스티머(steamer)는 이정후가 2025년 시즌에 메이저리그 최상위권의 타격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후의 예상 타율은 0.294로 메이저리그 5위에 해당했다.

스티머는 이정후가 건강히 올 시즌 143경기에 나서면 타율 0.294, 출루율 0.351, 장타율 0.438, 14홈런, 63타점, 13도루, 89득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fWAR은 4.1로 샌프란시스코 팀 내에서는 패트릭 베일리(4.4) 다음으로 2위다. 그만큼 이정후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 하다 보니까 더 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조금씩 공이 눈에 익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다치는 바람에. 너무 아쉽고 또 내가 이겨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느낀 점을 토대로 겨울에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반성했다.

이정후는 아쉬워할 틈도 없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풀로 뛰고 싶다. 2년 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다(2023년 발목 부상). 선수라면 경기에 나가야 상황이 벌어지는데 경기를 2년 동안 많이 못 뛰었다. 가장 야구를 많이 하고 실력이 늘어야 하는 시기에 자꾸 쉬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잘하든 못하든 일단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정후는 본인의 바람대로 올해는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왜 그가 대형 계약을 따냈는지 진가를 보여주는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1647억 진가 증명하라' 美 왜 이정후 집중 조명하나…"NL 서부 우…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 스타티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훈련을 마친 이정후가 팬들의 사인 요청에 사인을 하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4/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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