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 너무 적게 받은 거 아니냐고요?" 에이전트도 없는 새 캡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네 [호주 스캠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2-09 16:41 | 최종수정 2025-02-09 21:07


"42억 너무 적게 받은 거 아니냐고요?" 에이전트도 없는 새 캡틴, 그…
사진=김용 기자

[질롱(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전 KT에서 끝까지 야구 하고 싶습니다."

KT 위즈의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 '영원한 캡틴' 박경수는 이제 선수가 아닌 코치가 됐다. 장성우의 유니폼 한켠에 주장, 캡틴을 상징하는 알파벳 'C'가 새겨져있다.

2025 시즌 KT 새 주장은 장성우다.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던 유한준 코치, 박경수 코치 다음 주장이라 부담이 크다. 그 유능했던 주장들과 직접 비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장성우는 "뭐 다를 게 있겠습니까"라며 껄껄 웃는다.


"42억 너무 적게 받은 거 아니냐고요?" 에이전트도 없는 새 캡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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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서 만난 장성우는 이내 진지하게 "사실 주장이 된 후 신경써야 할 부분들잉 있기는 하다. 야구 하기도 바쁜데 야구 외적인 환경, 예를 들면 선수들 밥 먹는 거나 훈련량과 부상 등 이런 부분들도 세세하게 챙겨야 한다"고 말하며 주장의 역할이 분명히 있음을 알렸다.

장성우는 이어 "부담스러운 자리였지만, 그래도 이강철 감독님과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주장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팀은 그동안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했기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사실 감독님이 시키시는데 '싫습니다' 하기도 그랬다. 감독님 덕에 첫 번째 FA 계약도 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라도 감독님을 도와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 감독은 장성우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공유한다. 지난해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 캠프에는 '젊은 투수들 공 좀 보러 오라'며 장성우를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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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 2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2021 시즌 통합 우승 후 KT와 4년 총액 42억원에 계약했었다. 한 번 더 '대박'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장성우는 "FA라고 신경 쓰면서 야구해 성적이 좋으면, 누가 신경쓰지 않을까. 야구는 어렵다. 운도 따라야 한다. FA 신경 안쓰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열심히 하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며 특유의 시크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주위에서는 첫 번째 FA때 너무 적게 받은 거 아니냐고 하신다. 하지만 그 때 팀이 우승해서 그렇지 내 개인 성적은 형편 없었다. 오히려 구단에서 너무 잘해주셨다고 생각한다. FA 계약하고 성적도 오르고, 잘했다는 평가를 받다보니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 나는 FA 계약을 하고 야구를 열심히, 잘한 사례로 남았다면 거기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수가 귀해 포수 몸값이 '금값'이다. 장성우는 2루 송구 약점이 있지만 투수 리드는 리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다. 여기에 방망이는 KT 중심 타선이다. 2022 시즌 18홈런을 쳤고, 2023 시즌은 타율을 2할8푼8리까지 끌어올렸으며, 지난 시즌은 19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최고 몸값 포수 양의지가 지난해 17홈런 94타점이었다. 장성우는 '가성비 자원'으로 분류되도 무방하다.


"42억 너무 적게 받은 거 아니냐고요?" 에이전트도 없는 새 캡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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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도 2번째 FA에 욕심이 생길 수밖에. 하지만 정작 본인은 크게 의욕(?)이 없다. 장성우는 "나는 팀을 옮겨봤다. 돈을 조금 더 받더라도 팀을 옮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 내가 롯데 자이언츠에 계속 있었다면 7~8년 계속 백업으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당시 지금은 롯데 에이스가 된 박세웅과 나를 바꿨다. KT가 그만큼 내 가치를 인정해주셨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 뿐이다. 나는 KT에서 끝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장성우는 첫 번째 계약 때도 에이전트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수천만원 연봉 선수도 다 에이전트가 있는 시대다. 에이전트가 있으면 몸값 올리기가 훨씬 수월하다. 장성우는 "야구 잘해서 가치가 오르면, 에이전트 없어도 연락은 온다"며 웃었다. KT에 남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질롱(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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