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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솔직히 이야기해서 KBO에서 1등이시잖아요."
대선배 김광현(37·SSG 랜더스)과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은 이의리가 좌완 국가대표 에이스 계보를 이을 유력 후보이기에 아쉬운 목소리를 남겼다. 김광현은 최근 KIA 우완 에이스였던 윤석민(39·은퇴)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국가대표 차기 왼손 에이스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 "왼손이 사실 없다. 이의리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함께 출연한 류현진도 김광현의 생각에 동의했다.
김광현과 류현진이 쓴소리 아닌 쓴소리를 남긴 이유는 한국 야구가 국제 무대에서 실패를 반복하고 있어서다. 불혹을 바라보는 김광현과 류현진이 여전히 KBO 대표 왼손 에이스 타이틀을 달고 있을 정도로 후배들의 성장이 더디다. 그나마 유력한 후계자인 이의리가 빨리 선배들의 그늘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에 위와 같은 말을 남긴 것이다.
이의리는 2021년 데뷔 첫해부터 KIA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좌완 에이스의 길을 걸었다. 2022년 선발 풀타임 첫해에는 29경기, 10승10패, 154이닝, 161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고, 2023년에도 28경기, 11승7패, 131⅔이닝, 156탈삼진,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며 베테랑 양현종(37)의 뒤를 이을 KIA 왼손 에이스로 차근차근 성장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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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상 암초를 만나면서 한번 머리를 식힐 시간을 벌었다. 이의리는 팔꿈치 통증을 치료하며 시즌을 마쳐 보려 했지만, 장기전 관점에서 토미존 수술을 하고 완벽히 몸 상태를 회복해 마운드에 서기로 했다. 이의리는 지난해 6월 수술을 받았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탈이 나지 않고 순조롭게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의리가 올해 6월쯤에야 복귀할 수 있지만, 2년 연속 우승을 위한 중요한 전력이라고 판단해 미국 어바인 1차 스프링캠프에 데려갔다. 코치진이 이의리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시즌 준비를 더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의리는 어바인에서 불펜 피칭을 하고도 이상 증상이 없을 정도로 현재 컨디션이 최상이라는 후문이다.
KIA는 현재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 원투펀치에 양현종, 윤영철까지 선발투수 4명은 확정해 뒀다. 개막 전까지는 황동하와 김도현, 신인 김태형이 5선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이의리가 돌아올 6월쯤이면 베테랑 양현종이나 5선발 쪽에서 한번은 쉬어야 할 타이밍이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의리가 건강하게 복귀하면 6선발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선발진이 탄탄해질 전망이다.
이의리는 올해로 프로 5년차가 됐다. 유망주에서 완전히 탈피해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아야 할 때가 됐다. 이의리는 올해 복귀전에서 그의 바람대로 시속 155㎞ 강속구를 뿌리며 차기 좌완 에이스의 부활을 노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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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