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라는 옛말이 그대로 입증됐다. 최선의 호의를 보냈지만, 돌아온 건 최악의 배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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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연방지방법원은 7일(이하 한국시각) 횡령 및 세금 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 기소된 미즈하라에게 징역 4년 9개월과 3년 보호 관찰을 명령했다. 더불어 미즈하라에게 계좌에서 훔친 1700만달러(한화 약 247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미즈하라는 미국 국세청에도 110만 달러(약 16억원)를 토해내야 한다.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관계는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됐다. 오타니가 LA에인절스에 입단할 때 통역 업무를 맡았다. 미즈하라는 통역 뿐만 아니라 오타니의 미국생활 전반을 책임졌다. 심지어 운전사이자 비서 역할까지 했다. 심지어 은행 계좌도 대신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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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즈하라는 고마움 따위는 느끼지 않았다. 오타니의 계좌에 있는 돈을 마음대로 꺼내 도박에 탕진했다. 2021년부터 도박에 중독됐고, 쌓이는 도박 빚을 갚고 더 큰 도박을 하려 오타니의 돈을 횡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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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이 드러나며 미국 법정과 일본 팬들이 동시에 분노했다. 미즈하라 사건을 맡은 존 W 헬콤 판사는 선고에 앞서 "1700만달러에 달하는 절도 사건의 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벌 수 없는 돈이다. 미즈하라가 오타니에게 돈을 모두 갚길 바란다.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됐는데도 미즈하라는 뻔뻔했다. 법정에서 "내 행위에 대해 오타니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궁핍한 생활을 했고 오타니를 위해 24시간 대기하는 생활을 했다"며 형을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법원은 이를 일축했다. 오타니가 충분한 보상을 했다고 봤다.
뻔뻔하게 감형을 요구하는 미즈하라와 변호인의 태도에 메이저리그 팬들은 물론 일본의 팬들까지도 분노하고 있다. 또 미즈하라가 오타니에게 1700만달러를 배상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지불능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만 큰 피해를 입게될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