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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초슈퍼스타'의 옆에서 가장 화려하게 주목받았던 통역사는 끝 없는 암흑으로 추락했다. 어리석은 판단들이 만든 결과다.
오타니는 고국 일본에서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는 스포츠 스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먼저 나서서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사생활에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꺼린다. 정말 말 그대로 야구에만 전념하고, 불필요한 대중 노출은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다. 오타니가 워낙 신비로운 선수이다보니, 그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미즈하라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영어를 통역해주는 직원일 뿐만 아니라, 1년 전체의 훈련을 함께 참여하고, 사적인 부분까지도 도와주는 가장 친밀한 존재였다. 오타니 역시 그에게 많은 것을 의지한 걸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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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수백억원을 몰래 빼돌려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둘의 사이는 파국을 맞았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서명을 위조하고, 자신이 오타니라고 주장하며 은행 거래를 했다. 오타니의 개인 정보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신의 위치 그리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오타니의 허술한 부분들을 노려, 그의 계좌에 있는 돈들을 쉽게 썼다. 자신의 치과 치료를 위해 오타니의 현금카드를 사용했고, 오타니의 계좌에 있는 돈으로 수집가용 야구 카드를 구매하기도 했다.
결국 미즈하라는 법원으로부터 7일(한국시각) 미 연방 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9개월과 1800만달러(약 260억원)의 배상금 지급 명령도 내렸다. 이 배상금 가운데 1700만달러(약 246억원)는 오타니에게, 나머지는 미 국세청에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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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미즈하라 측은 형량을 낮춰달라면서, 존 홀콤 연방 판사 앞으로 서한을 제출했다. 미즈하라는 서한에서 "선고받을 형량에 대해 자비를 구한다. 야구 선수이자 한 인간으로서 오타니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그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의 신뢰를 저버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자신이 저임금과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괴로워했으며 곤궁한 생활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 때문에 심각한 도박 의존증에 빠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국 매체 'IGB' 등에 따르면 홀콤 판사는 "오타니가 피고인(미즈하라)과 그의 아내를 위해 왕복 퍼스트 클래스 항공료를 지불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 솔직히 이 서한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서 미즈하라의 해명이 거짓임을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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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는 오타니를 만났고, 그와 함께 하며 얻을 수 있는 모든 커리어와 금전적인 이득을 전부 날렸다. 그 뿐만 아니라 인생 자체가 암울해지고 말았다. 세계에서 가장 운이 좋았던 사나이는 인생 최대의 시련에 빠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