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싫어서 탈락시켰겠는가" 황준서 향한 MOON의 확고한 메시지 "지금 상처가 더 강하게 만들 것" [호주 스캠 현장]

김용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2-06 10:16 | 최종수정 2025-02-06 11:40


"설마 싫어서 탈락시켰겠는가" 황준서 향한 MOON의 확고한 메시지 "지…
스포츠조선DB

[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내가 준서를 싫어해서 이런 선택을 했겠는가. 정말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화 이글스가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 출발하기 전,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이 발표됐을 때 한화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이 술렁였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은 좌완 황준서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엄청난 기대 속에 데뷔했고, 첫 선발 경기에서 데뷔승을 따내며 쭉쭉 커나갈 줄 알았다.

하지만 프로는 쉬운 곳이 아니었다. 첫 승 후 10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다. 36경기 2승8패 평균자책점 5.38. '제2의 김광현' 타이틀은 희미해졌다. 한계가 너무 명확히 보였다. 고교 시절에는 직구와 포크볼만으로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었지만, 프로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150km가 넘는다는 직구도 꾸준하지 않았다. 맞는 게 무서워 계속 포크볼 승부만 했다. '투피치' 문제를 떠나 직구보다 포크볼 비율이 높다는 건 선발투수로서 큰 문제였다.


"설마 싫어서 탈락시켰겠는가" 황준서 향한 MOON의 확고한 메시지 "지…
스포츠조선DB
절치부심, 오프 시즌에는 '괴물' 류현진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 개인 캠프도 떠났다. 현지에서 식사량을 엄청 늘리며 '벌크업'을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캠프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특급 유망주라지만 이제 갓 스무살 어린 선수다. 스프링캠프 참가에 대한 기대가 컸을텐데 충격적 결과에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전화위복을 이야기 했다. "물론 상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상처가 황준서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양상문 투수코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캠프에서 어설프게 있다가 2차 캠프, 1군 엔트리에 탈락하는 것보다 일찍부터 자기의 것을 만드는 시간을 갖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설마 싫어서 탈락시켰겠는가" 황준서 향한 MOON의 확고한 메시지 "지…
스포츠조선DB
말 많은 야구판에서는 황준서에 대한 김 감독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얘기도 들렸다.


하지만 김 감독 생각은 분명했다. "감독이 선수를 싫어한다고 이런 결정을 내리겠나. 그건 말도 안된다. 같이 하던 선수가 떨어져 있는데 좋은 감독은 없다"며 "똑똑한 선수다. 그리고 공도 던질 줄 안다. 하지만 진정한 프로로 성장하기에는 채워야 할 게 많다. 일본 2군 캠프에서 시간을 주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무슨 의미일까. 김 감독은 "지난 1년을 하며 본인이 느낀 게 많았을 것이다. 준서는 앞으로 선발로 뛰어야 하는 선수다. 하지만 선발 투수가 직구, 포크볼 두 구종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무엇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본인 스스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 숙제를 풀기에는 2군 캠프가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호주에서도 황준서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퓨처스팀 이대진 감독과 계속 연락한다. 이 감독도 명투수 출신 아닌가. 준서가 배울 게 많을 것이다. 자기 것을 만들고, 꾸준하게 훈련하면 준서에게도 분명히 기회가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멜버른(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