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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내가 준서를 싫어해서 이런 선택을 했겠는가. 정말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프로는 쉬운 곳이 아니었다. 첫 승 후 10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다. 36경기 2승8패 평균자책점 5.38. '제2의 김광현' 타이틀은 희미해졌다. 한계가 너무 명확히 보였다. 고교 시절에는 직구와 포크볼만으로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었지만, 프로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150km가 넘는다는 직구도 꾸준하지 않았다. 맞는 게 무서워 계속 포크볼 승부만 했다. '투피치' 문제를 떠나 직구보다 포크볼 비율이 높다는 건 선발투수로서 큰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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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투수코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캠프에서 어설프게 있다가 2차 캠프, 1군 엔트리에 탈락하는 것보다 일찍부터 자기의 것을 만드는 시간을 갖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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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감독 생각은 분명했다. "감독이 선수를 싫어한다고 이런 결정을 내리겠나. 그건 말도 안된다. 같이 하던 선수가 떨어져 있는데 좋은 감독은 없다"며 "똑똑한 선수다. 그리고 공도 던질 줄 안다. 하지만 진정한 프로로 성장하기에는 채워야 할 게 많다. 일본 2군 캠프에서 시간을 주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무슨 의미일까. 김 감독은 "지난 1년을 하며 본인이 느낀 게 많았을 것이다. 준서는 앞으로 선발로 뛰어야 하는 선수다. 하지만 선발 투수가 직구, 포크볼 두 구종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무엇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본인 스스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 숙제를 풀기에는 2군 캠프가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호주에서도 황준서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퓨처스팀 이대진 감독과 계속 연락한다. 이 감독도 명투수 출신 아닌가. 준서가 배울 게 많을 것이다. 자기 것을 만들고, 꾸준하게 훈련하면 준서에게도 분명히 기회가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멜버른(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