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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작년 후반기처럼만 던져준다면.
새롭게 5선발로 출발했던 손주영은 그야말로 지난해 LG의 '히트상품'이었다. 28경기에서 9승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144⅔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워 평균자책점 전체 8위에 올랐고, 국내 투수 중에선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66)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그런데 이 둘은 시즌 전반기 보다 후반기, 그리고 후반기 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후반기에는 11경기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전체 6위에 해당하는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8월 15일 대전 한화전을 시작으로 7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66의 엄청난 페이스를 보여줬다.
손주영은 전반기에 16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나선데다 최악의 무더위까지 겹쳐 후반기 체력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후반기에선 12경기서 4승5패 1홀드로 승리를 많이 챙기지는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3.76으로 후반기 규정 이닝을 채운 선수 중에서 평균자책점 7위에 올랐고 국내 선수 중에선 1위였다. 사실상 후반기에 국내 선수 평균자책점 1,2위가 임찬규 손주영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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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에선 둘이 영웅이 됐다. 임찬규는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5⅓이닝 7안타 무4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마지막 5차전에서도 6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연패에 빠진 3차전에 등판해 5⅓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또 승리투수가 되며 팀을 살렸다.
포스트시즌 3경기서 3승에 평균자책점 1.08의 엄청난 피칭을 선보이며 이제는 명실상부 LG의 에이스가 됐다.
손주영은 준PO에서 중간계투로 나섰다. 3차전서 선발 최원태가 초반에 부진하자 3회에 구원 등판해 5⅓이닝을 2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되며 시리즈의 판도를 바꾸는 역할을 했다. 5차전에서도 선발 임찬규에 이어 7,8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기록하면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는 역할을 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선 아쉬웠다. 2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준PO에서의 역투로 힘이 떨어졌는지 4⅓이닝 5안타(1홈런) 4실점(3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4차전에선 0-0이던 7회초 등판해 8회초 강민호에게 결승 솔로포를 맞더니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자진 강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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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이 강력한 덕분에 불펜 건설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LG의 가장 큰 약점은 불펜이다. FA 장현식을 데려와 한숨 돌리는가 했지만 마무리 유영찬이 주두골 미세골절 진단을 받으면서 다시 위기에 빠졌다. 장현식을 새 마무리로 세우면서 다시 불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 이럴땐 선발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주면서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데 LG 선발진이 좋은 것은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하고, 특히 국내 선발 임찬규 손주영이 지난해 후반기처럼만 던져준다면 더할나위 없게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