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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5년전 류현진처럼, 김하성에게도 '임시 구장'의 시련이 재도약의 발판이 될까.
1995년생인 김하성은 올해 서른이 됐다. 새로운 도전, 재도약에 걸맞은 한 해다.
무엇보다 어깨부상에서의 회복이 급선무다. 김하성은 4월말 복귀를 꿈꾸고 있다. 늦어도 5월초에는 메이저리그 무대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먼저 포지션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김하성의 주 포지션은 2루수, 역할은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다. 유격수와 2루, 3루를 두루 소화한 결과, 2023년 유틸리티 포지션 골드글러브의 영광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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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교적 타격 부담을 덜고 수비에 집중할 수 있었던 샌디에이고와 달리, 에릭 니앤더 탬파베이 사장은 김하성 영입효과에 대해 "수비가 중요시되는 포지션에서의 공격력 강화 플랜"이라고 단언했다. 뛰어난 주루능력을 살린 테이블세터든, 한방 있는 타자든 공격 쪽에서도 임팩트를 줘야하는 입장이다.
전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서해안에 위치한 반면, 새 소속팀 탬파베이는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에 있다. 달라진 시간대와 기후, 환경에도 적응해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야구장 그 자체다. 현지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의 홈구장 펫코파크는 개방형 야구장이다. 과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제대회도 단골로 치러질 만큼 우수한 잔디상태를 자랑한다. 내야수인 김하성에겐 핵심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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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올해는 뉴욕 양키스의 마이너리그 구장인 스타인브레너필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당연히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탬파베이 구단이 정성을 다해 시즌을 준비하겠지만, 아무래도 기존 구장과는 야구장 자체는 물론 편의시설 등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돌아보면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정규시즌에 '2군 구장'을 임시로 사용한 전례가 있었다.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적 직후의 류현진이다.
당시에는 코로나19가 문제였다. 캐나다가 메이저리그 선수단처럼 대규모 인원의 입국을 불허하면서, 토론토 산하 트리플A팀인 버팔로 바이슨스의 세일런필드를 사용했다.
단축 시즌인데다 지역별 권역을 나눠 정규시즌을 치르는 등 여러모로 평소와는 달랐다. 많지 않은 경기수에도 토론토 선수단은 물론 상대팀 역시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환경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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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토론토 첫해였던 2020년 팀의 1선발 에이스 역할을 맡아 토론토의 8번시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12경기 67이닝을 소화하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고, 2년 연속 사이영상 투표 톱3의 영광도 뒤따랐다.
2021년에는 임시구장에서의 활약이 더 좋았다. 평균자책점은 4.37로 나빠졌지만, 31경기 169이닝을 책임지며 14승10패를 기록했다. 14승은 류현진의 미국 생활 동안 단일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류현진은 강속구가 돋보이기보단 제구력과 체인지업 등 절묘한 변화구, 완급조절을 바탕으로 ?貶 땅볼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내야수인 김하성과 마찬가지로 그라운드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 이적과 함께 코로나19까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천지개벽마냥 달라졌음에도 슬기롭게 잘 버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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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으로선 커리어의 터닝포인트다.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옵트아웃 후 시장에서 다시 평가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김하성이 위기를 잘 버텨내며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