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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국에도 굉장히 필요한데…"
지난해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경기를 통해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첫선을 보였지만, 한국 야구 관계자들에게도 아직은 생소한 현장이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에게도 타이베이돔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는 롯데 스프링캠프를 진행중인 타이난 야구장에 대해 "여건이 좋고 그라운드 사정이나 훈련 환경이 정말 만족스럽다. 모든 시설이 완벽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타이베이돔에 대해서는 "정말 웅장하다. (롯데 선수들에겐)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감상을 전하는 한편 "한국도 돔구장이 굉장히 필요한데, 짓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돔구장이 있긴 한데, 이곳보다는 작다"고 덧붙였다.
미디어데이에 동석한 김원중에게도 타이베이돔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대만 대표로 나선 천제셴(퉁이 라이온스)과 함께 찍은 인증샷도 공개했다.
타이베이돔은 한국으로선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만났던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더블A)과의 재대결에서 3대6으로 패했던 아픈 기억의 현장이다. 한국은 일본전에서도 역시 패하며 결국 조별리그 탈락이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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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그 여세를 몰아 2026 WBC에서도 호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첫걸음부터 내딛어야 하는 입장. 오는 21일 니카라와,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치르는 예선 A조를 통과해야 내년 WBC 본선 무대에 설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야구 기반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호성적으로 이어진 모양새. 타이베이돔은 심지어 연고 프로야구단도 없다.
대만은 중신 브라더스, 퉁이 라이온스, 라쿠텐 몽키스, 푸방 가디언스, 웨이취안 드래곤스, 타이강 호크스 등 총 6개 구단으로 구성된 프로야구리그(CPBL)를 운영중이다. 최신식 시설 구장인 타이베이돔은 중립 경기만 열리고 있다.
운영사 측은 프로야구보다는 국제대회나 콘서트 등 대규모 행사를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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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돔구장은 현재 고척돔 1개 뿐이다. 미국과 달리 장마가 길고 우천이 잦은데다 상대적으로 날씨마저 추운 한국으로선 돔구장이 간절하지만,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다.
고척돔도 1만6000석에 불과한 작은 돔구장이다. 설계 당시만 해도 아마야구를 위해 마련된 개방형 야구장이었다. 하지만 졸속 탁상행정을 거쳐 돔구장으로 탈바꿈했다.
그럼에도 국내 유일의 돔구장이자 최대 K팝 공연장이다. 정작 야구장으로서의 고유 기능은 여러모로 아쉬움 투성이다. 야구장 천장이 회색으로 칠해져 플라이볼이 잘 보이지 않고, 좌석 폭은 너무 좁은데다 경사는 가파르다. 충분치 않은 공간에 무리하게 돔이란 기능을 욱여넣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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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야구계에선 오는 2032년 개장하는 잠실 돔구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당초 부산 사직구장 역시 십수년에 걸쳐 돔구장 이야기가 나왔지만, 최근 2031년 개방형 야구장으로의 재건축이 확정됐다. 올해 첫 선을 보일 한화생명 볼파크 역시 개방형 야구장이다.
대만 WBC 대표팀은 WBC 예선에 앞서 12~13일 롯데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본 무대를 앞둔 최종 리허설이다. 리그 개막을 앞둔 롯데 선수단에도 수준 있는 팀과 실전 점검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