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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노(No)"를 외친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치로는 지난달 22일 BBWAA가 발표한 HOF 헌액 투표 결과 참가 기자 394명 가운데 393명의 지지를 받았다. 딱 1명의 기자가 그를 외면했다. 그가 누구인지, 왜 이치로를 택하지 않았는지는 영원히 미궁에 빠질 공산이 크다.
이를 두고 미국과 일본 여론은 들끓었다. 해당 기자를 찾아내 응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저명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자신의 SNS에 '이치로가 단 한 표 차이로 만장일치를 놓쳤다. 앞으로 나와주길 바란다, 이 멍청아(you numbskull)'라고 써 해당 기자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치로는 득표율 99.746%로 HOF 헌액이 결정된 뒤 1월 24일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거부한 기자를 향해 "많은 기자들로부터 표를 받았는데, 그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러나 기자 한 분은 나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그를 우리 집으로 초대해 함께 술 한잔 하고 싶다. 좋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쉽다는 심정을 유쾌한 표현으로 드러냈다.
BBWAA는 2016년 회의에서 80대19의 압도적 찬성으로 기자별 HOF 투표 현황을 공개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HOF 관리위원회가 공개 여부는 기자 개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제동을 걸어 원하지 않는 기자는 제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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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HOF 득표율 1위는 2019년 유일한 만장일치 의견으로 헌액된 마리아노 리베라이며, 이듬해 데릭 지터가 99.748%로 2위에 올랐다. 지터 역시 397명 중 1명의 기자로부터 반대에 부딪혔다. 훗날 지터는 "누가 나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는지는 관심 없다. 정말 그렇지 않지만 짜증나는 것은 끊임없이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0년 연속 3할의 타율과 200안타, 골드글러브를 달성했다. 또한 통산 3089안타를 날려 메이저리그 최고의 컨택트 히터로 평가받고 있으며, NPB 시절(1278안타)을 포함해 프로 통산 4367안타를 때려, 메이저리그 최다 안타왕인 피트 로즈의 4256안타를 넘어섰다. 선수 시절과 은퇴 후 별다른 구설에 오르지 않고 오로지 야구만을 위해 사는 삶 자체가 존경받는다.
한편, 올해 HOF 헌액식은 7월 28일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린다. BBWAA 투표에서 75% 이상 득표한 이치로를 비롯해 CC 사바시아와 빌리 와그너, 작년 12월 고전현대위원회(classic modern committee)가 선정한 데이브 파커, 딕 앨런 등 5명이 주인공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