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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트레이드 당시에는 아쉬움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결과적으로 약점을 보완한 상대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계산서'가 쓰여지려면, 현재 대신 택한 미래가 뭔가를 보여줘야한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에 몸담은지 5년째, 최이준(26)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롯데가 내준 선수는 만능 내야유틸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이었다. 박시영은 KT에서 필승조로 거듭났고, 신본기 역시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 포함 팀의 빈 자리를 확실히 메우며 이해 KT 우승에 톡톡히 역할을 다했다.
박시영은 지난시즌을 마치고 롯데로 돌아왔고, 신본기는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일단 KT 쪽 계산은 완전히 끝났다.
롯데가 얻은 반대급부는 최이준과 내야수 김세민(신인 2차 3라운드 지명권)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최근 두 선수 모두 육성선수로 전환됐다. 롯데 측 '정산'은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이준은 제대 후 2022년부터 1군에 조금씩 모습을 보였다. 선발보다는 불펜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1군 경험이 많지 않다. 2023년 28경기 29이닝 1승1홀드, 2024년 23경기 24⅔이닝이 전부. 이 과정에서 4승1홀드를 올리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7점대에 달해 큰 의미는 없다. 작명소에서 '야구 잘할 수 있는 이름'까지 받아 최이준으로 개명했지만, 아직까진 그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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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무브먼트가 좋은 강렬한 직구와 더불어 12시 방향에서 내리꽂히는 커브가 돋보이는 투수로 기대받았지만, 제구가 흔들리는 게 문제였다. 여기에 잠재력을 조금 보여주려던 지난해 7월말 어깨 부상을 당했고, 치료가 길어지면서 결국 올해 육성선수 신분으로 바뀌었다.
화려한 춤솜씨로 '댄싱이준'이란 별명을 얻는등 롯데 팬들의 뜨거운 관심도 받았던 그다. 현재는 재활군에 머물며 몸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어차피 개막 시기에 맞춰 마운드에 복귀하기엔 어렵다는 판단하에 육성선수로 전환된 것. 육성선수는 매년 5월에야 다시 정식 선수로 등록될 수 있다. 롯데 구단은 최이준의 치료 및 재활기간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
앞서 김태형 롯데 감독은 그간 최이준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오히려 선발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며 차후 선발로 육성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최이준이 복귀 이후 선발로 활용될지, 아니면 종전대로 불펜에 전념할지는 정상적인 투구 훈련에 복귀한 뒤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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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준-김세민 외에 투수 정성종, 전미르, 내야수 이주찬이 함께 육성선수로 전환됐다. 전미르는 팔꿈치 수술 이후 러닝 등 하체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정성종 역시 수술 이후 재활중이다. 이주찬은 김세민과 함께 차후 기량을 더 끌어올린 뒤 1군 플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