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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 양상문 코치가 똑같은 말을 했다. 그만큼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15개의 공이었지만, 의미는 엄청났다. 모두가 기다렸던 '청년 에이스' 문동주의 건강한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기 때문이었다.
문동주는 지난해 초반부터 제구 난조를 보이며 부침을 겪었다. 김경문 감독 부임 후 살아나는 듯 했지만, 팀이 한창 가을야구 경쟁중이던 9월 초 어깨 통증으로 인해 공을 내려놓았다. 문동주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한화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팀도 팀이지만, 문동주 개인에 대한 걱정도 컸다. 처음에는 가벼운 어깨 통증인 줄 알았는데 쉽게 회복이 되지 않았다. 문동주는 자비를 들여 태국 재활 캠프에 가 몸을 만드는 등 이번 시즌 복귀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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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기우였다. 몸을 풀 때부터 미트에 공이 팍팍 꽂혔다. 오랜 공백 후 재개한 전력 투구라 개수를 15개로 제한하기는 했지만, 그가 던지는 공 하나한 위력은 여전했다. 제구도 나름 안정적이었다.
문동주의 피칭을 지켜본 양상문 투수코치는 "캠프에 온 후 오늘이 가장 기분 좋은 날이다"라며 웃었다. 이 한 마디에 모든 의미가 함축돼 있었다. 걱정이 없을 수 없었는데, 그만큼 기대 이상의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양 코치는 "5개월 만에 피칭을 하는 선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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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는 이어 "다시 공을 던지기까지 신경 써주신 분들이 너무 많았다. 이제는 잘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다시 공을 던진 것만으로 만족한다.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문동주는 어깨 상태에 대해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몸을 잘 만들었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제 시작이다. 구위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얘기를 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앞으로 경기도 나가야 하고, 훨씬 더 많은 피칭을 해야 한다. 그래도 첫 신호탄은 잘 쏘아올린 것 같다"고 강조했다.
멜버른(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