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잘한다" 황재균 유탄, 유격수 자리에 떨어지나...당연히 김상수 주전인줄 알았는데 [호주 스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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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롱(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역시나 요령이 있네."

황재균발 '폭탄'이 어디로 떨어질까.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는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면서도, 또 한편으로 마음이 놓인다.

무슨 얘기냐. 황재균은 올시즌을 앞두고 자신의 자리이던 3루를 FA 이적생 허경민에게 내줬다. 수비에서 더 안정적인 허경민이 3루에 가는 게 맞다는 이 감독의 판단.

이 감독은 허경민 영입 당시만 해도 황재균을 1루로 보내려 했다. 타격은 여전히 살아있어서다. 하지만 지난해 잠재력을 폭발시킨 문상철이 걸렸다.

사진=김용 기자

그런 가운데 2루, 유격수도 보겠다며 13kg이나 감량을 해온 황재균이 눈에 들어왔다. 문상철을 1루에 두고, 황재균을 2루와 유격수 요원으로 활용하면 되겠다는 계산이 섰다. 여기에 상대가 좌완 선발을 내보내면 좌익수로도 출전시킬 생각도 했다. KT는 김민혁, 장진혁 좌익수 요원들이 모두 좌타자다.

훈련은 시작됐는데, 걱정이 앞섰다. 일단 새로운 주포지션으로 생각한 2루는 3루 수비와 완전히 달랐다. 역으로 공을 잡고 송구하는 게 많은 2루수 자리이기에, 잡고 바로 1루쪽으로 공을 뿌리는 3루수와는 완전히 다르다. 황재균은 "자신있다"고 했지만, 감독 마음은 또 달랐다. 너무 오랜 기간 3루수로 뛰어온 황재균이기에 몸이 '왼쪽 수비'를 기억할 거라는 것이었다.

사진제공=KT 위즈

그래서 유격수 훈련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박기혁 수비코치도 조심스럽게 "유격수가 더 나은 것 같다"는 보고를 했다. 유격수는 같은 '왼쪽 라인'으로 2루보다 이질감이 덜하다. 프로 초창기 뛰어본 경험도 있다. 어깨는 원채 강하기에 송구도 큰 문제가 없다.

황재균도 이제 30대 후반. 체구도 큰 편이라 엄청난 수비 범위를 보여줄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감독은 앞으로 오는 타구들만 놓치지 않고 처리해줘도 된다는 마인드다. 3루쪽은 범위가 넓은 허경민이 커버해줄 수 있다. 이 감독은 황재균의 유격수 훈련 모습을 보며 "역시 경험 많고, 야구 잘하는 선수라 그런지 요령이 있다"고 칭찬했다. 실제 황재균은 노련한 글러브질로 깔끔하게 펑고 타구들을 처리했다.

사진=김용 기자

이렇게 되면 유격수 경쟁에 불이 붙을 수 있다. 당초 심우준이 FA 이적을 한 후 유격수 자리는 김상수 고정으로 되는 분위기였다. 대안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황재균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김상수도 "경쟁은 어느 팀에나 있다.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질롱(호주)=김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