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억 FA 이탈, 왜 티 안 나지?…KIA 파격 트레이드 효과만 바라보지 않는다

김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5-01-28 15:42


52억 FA 이탈, 왜 티 안 나지?…KIA 파격 트레이드 효과만 바라보…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으로 출국했다. 정해영이 LG로 팀을 옮긴 장현식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3/

52억 FA 이탈, 왜 티 안 나지?…KIA 파격 트레이드 효과만 바라보…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으로 출국했다. 이범호 감독이 출국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 취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2/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불펜 투수들은 이닝을 최소화해서 던지게 했다. 문제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필승조 한 명을 잃었다. 지난해 75⅓이닝을 책임지면서 5승, 16홀드를 거둔 우완 장현식이 LG 트윈스와 4년 총액 52억원에 계약해 이탈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통합 우승을 함께한 선수가 전력에서 빠진 만큼 장현식이 이적한 직후에는 우려를 표했다.

KIA 프런트는 장현식의 공백을 발 빠르게 움직여 채웠다.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해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으며 여러 구단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었던 우완 조상우를 영입해 이번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키움에 현금 10억원과 2026년 신인 1,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조건이었다. 신인 선수 2명의 미래 가치가 어떻게 될지 몰라도 당장은 장현식보다 저렴하게 마무리투수를 영입하게 됐다. 조상우는 KBO리그 통산 88세이브를 자랑한다.

KIA는 조상우를 파격적으로 트레이드 영입한 효과만 바라보지 않는다. 기존 불펜을 향한 신뢰가 깔려 있다. 이 감독은 조상우가 합류했으나 여전히 KIA의 마무리투수는 정해영이라고 강조했다. 정해영은 지난해 31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올랐으며 24살 어린 나이에 통산 121세이브를 자랑한다. 정해영과 조상우의 경쟁 구도를 그리는 것보다는 기존 마무리투수를 존중하며 둘의 시너지효과가 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 감독은 "마무리투수는 웬만하면 틀을 안 바꾸려고 한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상 선수가 발생할 수 있지만, 틀 자체는 지금 틀을 유지하려 한다. 조상우는 앞쪽에 강한 타선이 나올 때 쓸지 아니면 (정)해영이 앞에 쓸지 투수코치랑 캠프로 넘어가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시간도 있고 천천히 정해도 된다. 조상우랑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언제 나가는 게 조금 더 본인이 편했는지 묻고, 6회에 쓰든 8회에 쓰든 선수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고 밝혔다.

정해영과 조상우 외에도 믿을 수 있는 불펜 카드는 충분하다. 곽도규와 전상현, 최지민 등 지난해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투수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 올겨울 KIA와 3년 총액 15억원에 FA 계약을 마치고 잔류한 사이드암 임기영도 불펜에 다양성을 더할 카드다.


52억 FA 이탈, 왜 티 안 나지?…KIA 파격 트레이드 효과만 바라보…
29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출국했다. 키움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상우. 인천공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1.29/

52억 FA 이탈, 왜 티 안 나지?…KIA 파격 트레이드 효과만 바라보…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으로 출국했다. 전상현과 이준영이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3/
5선발 경쟁 후보들도 불펜에 깊이를 더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김도현과 황동하, 신인 김태형까지 3명을 5선발 후보로 추렸다. 신인 김태형은 상황에 따라 예외일 수 있지만, 경쟁에서 탈락하는 두 투수는 불펜으로 쓸 그림을 그리고 있다. 탈락했다고 해서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기는 아까운 투수들이기 때문. 이 감독은 탈락한 선수들까지 1군에 남겨 불펜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불펜에서 지난해 특별히 무리한 투수가 없는 것도 이 감독이 올해 불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가장 많은 이닝을 던져 우려했던 장현식이 LG로 떠났고, 다음으로 많이 던진 전상현은 66이닝을 기록했다. 보통 70~80이닝을 던지는 다른 팀 필승조와 비교하면 분명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 곽도규와 정해영도 50이닝 수준에서 끊었고, 나머지 중용했던 투수들도 20~40이닝 선에서 관리를 해줬다.


이 감독은 "우승하고 난 뒤에 그다음 해에 좋은 성적이 안 나는 것은, 중간 투수들과 선발투수들을 아무래도 큰 경기를 하면서 많이 소진하기 때문에 안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불펜 투수들도 이닝을 최소화해서 던지게 했고, 선발투수도 작년에 (양)현종이만 170이닝을 넘겼다. 자기들이 할 수 있는 능력치보다는 최소한의 이닝을 던졌기에 그런 점에서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년 정도의 퍼포먼스는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겨우내 선수 개개인의 노력도 기대감을 높이는 포인트다. 조상우와 임기영은 미국에 있는 야구 트레이닝 센터인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해 투구 내용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트레드 애슬레틱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둘은 계속 미국에 머물며 훈련하다 KIA의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어바인으로 넘어갔다. 두 선수가 훈련 효과를 본다면 KIA는 더더욱 탄탄한 불펜을 구축할 전망이다.


52억 FA 이탈, 왜 티 안 나지?…KIA 파격 트레이드 효과만 바라보…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 경기. 4회말 임기영이 투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8/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