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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명예회복을 위한 기회가 찾아왔다. 2022시즌 KBO리그를 지배한 철벽마무리의 모습을 다시 보여줘야만 한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사실상 C급 판정을 받은 고우석(27·마이애미 말린스)이 살아날 유일한 방법이다. 이마저도 안되면 귀국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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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미국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범경기를 통해 과거의 강력한 스터프를 다시 재현해야 한다. KBO리그 LG트윈스 소속으로 구단 사상 최초 한 시즌 40세이브를 돌파하며 리그 세이브 1위(42세이브)를 달성했던 그 때의 위력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빅리그 입성에 실패하면 사실상 빅리그 도전은 끝이라고 볼 수 있다.
고우석은 2023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했고, 지난해 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2년 총액 45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꽃길'이 열리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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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는 고우석을 바로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로 배정했다. 그러나 5월 30일에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고 방출대기 조치를 내렸다. 고우석은 어떤 구단으로부터도 콜을 받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 잔류를 선택했다. 이후 마이애미는 7월에 고우석을 더블A 펜서콜라 블루와후스로 보내버렸다. 사실상 방출을 종용하는 방식. 그러나 고우석은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남아있었다.
트리플A에서 16경기에 나온 고우석은 2승 1홀드에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지만, 더블A에서는 28경기에 나와 2승3패 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8.04를 기록했다. 트리플A나 더블A에서 모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엄밀히 따지면 평균 이하로 빅리그 입성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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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메이저리그 계약의 마지막 해다. 그리고 스프링캠프는 마지막 찬스다. 마이애미는 올해 고우석에게 연봉 225만 달러(약 32억5000만원)를 줘야 한다. 스프링캠프 초청은 두 가지 의미다. 고우석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손절각'을 재는 의도이기도 하다.
스프링캠프 때 고우석이 여전히 실망스러운 기량을 보이면 바로 마이너리그 붙박이 신세가 될 수 밖에 없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마이애미 입장에서는 선뜻 콜업하기 어렵다. 마이너리그에서 2022시즌 때처럼 1점대 평균자책점에 극강의 클로저 위력을 발휘하지 않는 한 빅리그 문을 열긴 불가능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