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방출, 예상했다. 은퇴 생각 하고 있었는데" 고척돔 '장타 반전'을 꿈꾼다..."아직 힘은 넘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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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1-27 00:07


"삼성 방출, 예상했다. 은퇴 생각 하고 있었는데" 고척돔 '장타 반전'…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김동엽이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wook@sportschosun.com/2025.01.2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운동 좀 그만 하라는 얘기를 들었네요."

왕년에 27홈런을 친 거포였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성적이 떨어지면 바로 기회를 잃는다. 2020년 20홈런을 친 후 4시즌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그렇게 찾아온 건 차가운 한 마디, 방출 통보였다.

김동엽 얘기다. 미국 메이저리그 관심을 받았을만큼 어릴 적부터 타격 자질은 인정받았다. 미국에서는 실패했지만 2017 시즌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22홈런, 2018 시즌 27홈런을 치며 리그의 새로운 거포로 거듭나는 것 같았다.

KBO리그 최초 3각 트레이드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김동엽의 장타력을 인정한 삼성 라이온즈가 그를 원했다. 홈런이 잘 나오는 라이온즈파크에서 능력이 극대화 될 걸로 보였다. 실제 2020 시즌 20홈런이 터졌다. 하지만 그 이후 자취를 감췄다. 박진만 감독 부임 이후에는 구상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그리고 지난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김동엽에게 다행인 건 키움 히어로즈가 바로 손길을 내밀었다는 것. 김동엽은 연봉 5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사실상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키움과 홍원기 감독은 김동엽의 힘에 기대를 건다. 마땅한 지명타자가 없는 상황, 김동엽도 고척스카이돔이 부활의 땅이 될 수 있다.


"삼성 방출, 예상했다. 은퇴 생각 하고 있었는데" 고척돔 '장타 반전'…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이원석과 김동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wook@sportschosun.com/2025.01.23/
김동엽은 키움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애리조나에 도착해 첫 훈련을 해봐야 이적이 실감날 것 같다"고 하면서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굉장히 설렌다"는 소감을 밝혔다.

트레이드가 아니다. 방출 후 재취업이다. 정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예년보다 더 굳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 김동엽도 "주변에서 운동을 그만 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신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성숙해지기 위한 준비도 많이 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김동엽은 이어 "몸이 안아팠을 때 20홈런 이상 시즌을 만들었다. 늘 부상으로 시즌을 망쳤다. 키움에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시즌을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엽은 키움 계약 과정에 대해 "사실 삼성에서의 방출은 예상을 했다. 박진만 감독님이 오시고 난 후부터 기회가 많이 줄었다. 삼성에서 나오고, 불러주는 팀이 없다면 그만 둬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방출 소식이 알려진 후 다행히 키움에서 바로 연락이 왔다. 전부터 정말 오고 싶었던 구단이었다. 너무 감사했다. 언젠가 키움 유니폼을 입을 거라는 생각을 정말 여러 번 했다. 주변에서도 키움에 간다니 정말 반겨주셨다. 나와 정말 잘 맞는 팀이 될 거라고들 말씀해주셨다. 자율성을 중시하는 팀 방향성이 나에게도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삼성 방출, 예상했다. 은퇴 생각 하고 있었는데" 고척돔 '장타 반전'…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강진성 오선진 김동엽이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wook@sportschosun.com/2025.01.23/

김동엽은 마지막으로 팀이 원하는 장타에 대해 "아프지만 않으면, 힘은 아직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장타력이다. 팀도 그걸 기대하고 영입했다는 걸 안다. 그동안은 터질 것 같으면서도 안 터진다는 평가에 답답했는데, 올해는 야구장에서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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