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는 과연 김혜성을 주전 2루수로 보고 있는 것일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 같다.
다저스가 김혜성을 3년 1250만달러에 영입한 뒤 MLB.com이 정리한 뎁스 차트를 보면 김혜성은 2루수와 유격수 백업으로 등재돼 있다. 주전 2루수는 크리스 테일러이고, 무키 베츠와 김혜성, 토미 에드먼 순으로 백업 리스트다.
이 뿐만이 아니다.
ESPN 데이비드 쇼엔필드 기자는 25일(한국시각) '알렉스 브레그먼이 LA 다저스로 갈 것'이라는 예상을 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다저스가 왜 지금 멈춰야 하나? 브레그먼이 원하는 딜을 찾을 수 없다면 다저스가 놀라운 행선지가 될 수 있다. 맥스 먼시는 올해 말 FA가 돼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의 공격력은 선발 2루수보다는 유틸리티 내야수로 더 어울린다'면서 '브레그먼이 올해 2루와 3루를 옮겨 다닐 수 있고, 2026년부터 먼시를 대체하면 된다'고 전했다.
다저스가 몸값이 1억달러가 훌쩍 넘는 브레그먼을 데려와 올해는 2루수, 내년 이후에는 3루수로 쓸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기사에서 김하성이 주전 2루수를 맡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눈길을 끈다. 쇼엔필드 기자는 수비력이 아니라 공격력에서 김혜성이 주전감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대신 브레그먼이 올해 주전 2루수를 보면서 먼시의 3루 백업을 소화하고, 김혜성이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두루 보면 다저스의 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얘기다.
|
테일러는 올해 연봉이 1300만달러에 달한다. 4년 6000만달러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올해 25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김혜성을 주전으로 쓰고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테일러를 백업으로 못박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즉 플래툰을 통해 득점력을 극대화한다는 것이 다저스의 계획일 수 있다. 이 모두가 검증되지 않은 김혜성의 타격 능력에서 비롯된 관측이다.
김혜성은 KBO에서 8년 동안 타율 0.304, 1043안타, 37홈런, 211도루, OPS 0.767을 마크했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김하성(0.294, 940안타, 133홈런, 134도루, OPS 0.866), 이정후(0.340, 1181안타, 65홈런, 69도루, OPS 0.898)보다 공격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그의 컨택트 능력과 기동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데려왔다. 수비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평가를 한 건 물론이다.
하지만 KBO리그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무조건 방망이 실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다저스가 브레그먼을 데려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나, 김혜성이 2루수 자리를 보장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통계전문 팬그래프스는 예측 시스템 스티머(Steamer)를 통해 김혜성이 올시즌 94경기에 출전해 353타석에 들어가 타율 0.279(326타수 91안타), 5홈런, 35타점, 41득점, 21볼넷, 57삼진, 14도루, 출루율 0.324, 장타율 0.374, OPS 0.698을 기록한다고 봤다. 세부 기록으로는 wRC+ 97, wOBA 0.306, BABIP 0.324, 볼넷율 5.9%, 삼진율 16.2%, 그리고 WAR은 1.3을 제시했다.
메이저리그 규정타석은 502타석이다. 따라서 353타석은 김혜성이 올시즌에는 주전이 아닌 유틸리티 멤버로 출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선발과 교체로 모두 출전할 경우 나올 수 있는 타석이다. 그게 바로 플래툰 방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