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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가 스프링캠프에서 풀어야 할 숙제는 매우 간단하다. 유격수만 찾으면 된다. 유격수만 해결하면 스프링캠프에서 해야 할 일을 90% 이상 끝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루는 부담이 가장 적다. 유격수 경쟁에서 밀린 선수를 2루에 쓰면 된다. 유격수보다 수비 난이도가 쉽다. 또한 현재 두산 라인업에서 2루수는 타격 책임감이 덜한 자리다. 크게 구멍이 날 우려가 없다. 최악의 경우 강승호가 2루로 돌아오면 그만이다.
문제는 유격수다. 유격수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다가 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
당장 두산은 2024년 박준영이 유격수 수비 434⅔이닝을 소화해 팀 내 1위였다. 이유찬도 유격수로 103이닝을 뛰었다. 박계범 오명진 여동건 박지훈 박준순까지 유격수 가능 자원이다. 리그 전체로 보면 KIA 박찬호가 1120⅓이닝으로 1위다. 한화 이도윤이 784이닝으로 7위다. 주전 유격수라면 800이닝 가까이 맡아줘야 한다.
두산은 유격수로 풀타임은 고사하고 500이닝도 채워본 선수가 없기 때문에 이 무한경쟁을 섣불리 낙관할 수가 없는 것이다.
반대로 유격수만 발굴하면 '고민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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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도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마무리 김택연을 필두로 이병헌 최지강이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베테랑 홍건희와 예비 FA 이영하의 활약도 긍정적이다. 김명신 박치국에 유망주 최종인 박지호가 마무리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타선도 계산이 선다. 내야 코너에 양석환 강승호가 버티고 안방마님 양의지가 중심을 잡아준다. 중견수 정수빈이 지난 시즌 52도루로 회춘했다. 우익수는 외국인타자 제이크 케이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김재환이 지명타자와 좌익수를 오가며 해결사로 나설 전망이다. 외야에 조수행 김대한 김민석 추재현 등 주전을 호시탐탐 노리는 경쟁자들도 넉넉하다.
결국 두산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문제 단 하나를 스프링캠프에서 풀어내야 한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포지션 싸움이 선수들은 힘들겠지만 우리는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캠프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난해보다 더 힘들 것이다. 그 힘든 연습을 통해서 선수들이 잘 이겨내고 기량을 향상시키면 올 한 해 우리 팀도 업그레이드 된다. 그렇게 한 단계 올라선 경기력과 성적을 거두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