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부상 공포증과 싸워왔다 고백[민창기의 일본야구]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5-01-23 00:24 | 최종수정 2025-01-23 06:30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
LA 다저스와 계약한 사사키가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캡처=NBA SNS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
사사키가 LA 다저스 입단을 알리며 개인 SNS 계정에 올린 다저스 모자 사진. 사진캡처=사사키 로키 SNS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
2023년 WBC 일본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사사키와 오타니, 야마모토. 사진캡처=MLB JAPAN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
사사키는 지바 롯데에서 5년을 뛰고 LA 다저스로 이적했다. 사진출처=MLB 공식 X 계정

어쨌든 메이저리그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왜 그렇게 서둘렀을까.

LA 다저스로 이적한 사사키 로키(24). 2001년 11월 3일 생이다. 만으로 23세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말이 안 되는 특혜다. 그는 지바 롯데 마린즈에서 5년을 던지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자유롭게 해외 진출이 가능한 FA가 아닌데도, 구단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면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입단 계약 때 5년 뒤 미국행을 허용한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어찌 됐든 구단 허락을 받는 과정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그럴 만도 하다. 2000년 신인 1지명으로 입단해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매년 부상으로 3~4차례 전력에서 이탈했다. 정기적인 휴식이 필요했다. 그는 지난해 18경기, 111이닝을 소화하고 10승5패-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그러나 치열한 순위싸움이 벌어진 후반기에 정상 가동하지 못했다.

프로 첫해를 쉬고 4년간 64경기에 나가 394⅔이닝을 던졌다. 29승15패, 평균자책점 2.10. 시속 160km대 빠른공이 위력적이지만, 이름값에 비해 팀 공헌도가 낮았다.

떠나면서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사사키는 지난 18일 LA 다저스와 계약금 650만달러에 사인했다. 메이저리그에 승격해도 연봉 76만달러를 받는다.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라 25세 미만의 선수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한다.

그가 일본에서 2~3년 실적을 쌓고 도전했다면 지바 롯데가 포스팅비를 두둑하게 챙겼을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배은망덕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지바 롯데는 사사키를 품은 뒤 애지중지하며 관리를 해 왔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서두른 이유를 밝혔다. 22일 공영방송 NHK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메이저리그 20개 구단이 탐낸 사사키를 만든 건 강속구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와 함께 최고 시속 165km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
르브론 제임스가 레이커스 경기장을 찾은 사사키와 인사하는 모습. 사진캡처=NBA SNS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
사사키 로키가 사이닝보너스 650만달러에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사진출처=MLB.com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
사사키는 지난해 처음으로 10승,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그러자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진 시즌 후반 정상 가동을 못했다. 사진캡처=지바 롯데 마린즈 SNS
일본인 투수 최고 스피드다. 그는 시속 160km대 위력적인 직구를 꾸준히 뿌린다.


빠른공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는 부상 위험이 크다. 어깨에 무리가 가 고장이 날 가능성이 높다. 또 나이가 들수록 구속 저하를 피할 수 없다.

사사키는 고교시절부터 빠른공을 던진 투수다. 이 때문에 부상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부상으로 던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싸웠다"고 했다.

사사키는 지바 롯데 입단 첫해 오른쪽 팔꿈치가 안 좋았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 피칭을 하다가 이상이 왔다. 재활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았다. 토미존 수술 얘기까지 나왔다. 프로 공식전에서 1구도 안 던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위기감에 고민이 컸을 것이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기존의 투구폼으로는 무서워서 던질 수 없었다"고 했다. 사사키는 프로 첫해를 통으로 쉬고 2년차에 데뷔전을 치렀다.

2~3년을 기다리다가 부상으로 꿈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사사키의 마음을 조급하게 했다. 사사키의 설명은 그랬다.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
사사키는 2023년 WBC 일본대표로 우승에 공헌했다. AP연합뉴스

"2~3년 뒤 아파서 못갈 수도" 사사키가 욕먹으며 미국행 서두른 이유……
사사키는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사진캡처=지바 롯데 마린즈 SNS
일단 LA 다저스라서 심적으로 유리한 환경이다. LA 다저스엔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팀에서 함께 한 선배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다.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사키는 방송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현재 그를 있게 한 이들에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