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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스즈키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 기자단 투표에서 99.7%의 득표율로 입성이 확정된 직후 가진 MLB 네트워크와의 화상 인터뷰에 느닷없이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그러자 일본어로 인터뷰를 하던 이치로는 영어로 "조지! 정말 고마워(George! Thank you very much)"라고 화답했다.
왜 그리프에게 "조지"라고 했을까. 그리피의 풀네임이 조지 케네스(George Kenneth) 그리피 주니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그리피의 풀네임이 익숙치 않기에 이치로가 그를 '조지'로 부른 것은 둘 사이의 친분을 암시한다. 특히 이치로가 NPB에서 뛸 때 그리피를 우상으로 여기며 메이저리그를 꿈꿨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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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피는 2009년 주로 지명타자로 뛰면서 117경기에 출전, 타율 0.214, 19홈런, 57타점을 기록했고, 2010년 5월까지 33경기를 출전한 뒤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둘이 얼마나 친했으면 그리피는 함께 뛸 때 경기 전 이치로를 간지럽히는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는 "이치로가 수건을 깔고 스트레칭을 할 때면 내가 가서 간지러움을 태우곤 했다. 이치로는 무척 간지러워했고, 금세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며 "어느 날인가 3안타를 쳤는데, 통역이 전하길 또 간지럼을 태워달라고 했다더라"고 떠올렸다.
그리피는 통산 630홈런을 때려 이 부문 역대 7위에 올라 있다. 그의 홈런 기록이 위대한 것은 스테로이드 시대에 한 번도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순수한 자신의 힘으로 4번의 홈런왕과 1번의 MVP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리피는 시애틀 시절인 1990년부터 1999년까지 11년 연속 올스타에 골드글러브를 차지하며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로 군림했다.
시애틀은 1990년대 그리피 주니어 시대를 거쳐 2000년대 이치로 시대를 한껏 누렸다.
그리피는 2016년 입후보 첫 해에 득표율 99.3%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 역시 440명 중 단 3명만이 반대해 만장일치는 받지 못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