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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치로를 반대했나? "그게 누군지, 왜 그랬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美...HOF 만장일치 실패 논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5-01-22 11:59 | 최종수정 2025-01-22 12:57


누가 이치로를 반대했나? "그게 누군지, 왜 그랬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스즈키 이치로가 22일(한국시각)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직후 시애틀에서 현지 매체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누가 이치로를 반대했나? "그게 누군지, 왜 그랬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스즈키 이치로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10년 연속 타율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스즈키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HOF)에 입성했다. 그러나 100%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투표권을 행사한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 394명의 기자들 중 딱 1명이 이치로의 헌액을 반대했다. 그가 누구인지는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것이나,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치로는 득표율 97.746%로 역대 3위에 올랐다.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가 유일한 만장일치 의견으로 HOF 회원이 됐고, 이듬해 데릭 지터가 99.748%의 득표율로 뒤를 이었다. 뉴욕 양키스의 '영원한 캡틴'이라는 칭송을 받는 지터 역시 만장일치에 1명이 부족했다.

리베라에 이어 지터도 만장일치 입성이 기대됐지만, 투표기자 397명 중 1명이 그를 선택하지 않아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지금까지도 지터를 반대한 기자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BBWAA는 2010년대 후반부터 HOF 투표 현황을 공개해 오고 있는데, 원하지 않는 기자는 제외된다. 지터가 헌액될 당시 투표 참여자 중 결과 공개를 꺼린 기자는 82명이었다.

지터는 훗날 "선수 뿐만 아니라 미디어 구성원들에게도 동일한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나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는지는 관심 없다. 정말 그렇지 않지만 짜증나는 것은 끊임없이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내가 그 질문에 답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질문에 답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질문을 받는 것에 지쳤다"고 밝혔다.

해당 기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적절치 않으니 그 이유나 심정을 더 이상 묻지 말아달라는 얘기였다.


누가 이치로를 반대했나? "그게 누군지, 왜 그랬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스즈키 이치로가 22일(한국시각)명예의 전당 헌액에 성공한 뒤 T모바일파크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케빈 마르티네스 시애틀 매리너스 비즈니스 부문 사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치로도 앞으로 이런 종류의 질문을 받을 수 있지만, 지터와 비슷한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치로는 HOF 입성이 결정된 뒤 MLB네트워크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기회가 주어질 지에 대해 알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다는 건 나에게 엄청난 영광이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며 "이 세상 그 누구도 내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야구선수로서 가장 큰 영광을 안았다고 생각한다. 야구선수로서 최고 중 최고"라고 감격적인 소감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투표 결과를 듣기 위해 전화기를 들고 기다렸다. 15분이 흘렀는데, 설레고 긴장됐다. 전화기가 울리면서 마음이 놓였다"며 영광의 소식을 접한 심정을 전했다. 이치로는 만장일치에 실패한데 대한 입장은 이날 밝히지 않았다.

CBS스포츠는 이에 대해 이날 '이치로를 선택하지 않은 투표권자는 자신의 결정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런 일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최근 데릭 지터가 1명이 반대해 만장일치 입성에 실패했는데 이후 5년이 지났지만, 누가 투표에서 그를 제외했는지 우리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익명의 투표권가 이치로를 더 좋게 생각한 잠재적 이유라도 물론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것은 순진무구한 행위일 것이다. 아마도 해당 기자는 게으른 길을 택하고 이치로의 위대하지만 내심 그렇지 않은 WAR(bWAR 60.6은 역대 야수들 중 127위)을 집중적으로 보면서 그의 다른 모든 성적들을 무시했다. 그리고 그가 적어도 입후보 첫 해에 표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을 지 모른다'고 전했다.

즉 이치로의 입성을 찬성하지 않은 기자의 입장은 알 수 없으나, WAR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에서 자격 첫 해에는 헌액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편,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은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헌액이 결정되자 "오는 8월 10일 이치로의 전설적인 배번 51번을 영구결번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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