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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8일 일본 오키나와의 나하공항. 비행기를 타기 전 푸드 코트에서 마주친 얼굴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올해는 KBO 10구단 중 8개 구단이 일본에서 2차 캠프를 연다. 캠프의 준비와 진행을 위해 일본에 익숙한 한국인이나, 각 구단과 인연이 있는 일본인의 캠프 코디네이터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 일본인 코디네이터는 캠프 준비에 대해 "스프링캠프의 경우 전년도 여름에는 방문지 등을 대략 확정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런데 구단 단장이나 감독이 바뀌면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새로 찾아가는 호텔이나 시설의 품질이 어느 정도 보증될지 신중하게 체크할 필요가 생깁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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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호텔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점심은 야구장에서 하는데 원정 연습경기의 경우 숙박처와 다른 케이터링 업체에 위탁할 때도 있다. "거래처가 많아지면 따로 음식 맛을 확인해야 되고 할 일이 많아집니다"라고 코디네이터는 설명했다.
구단 입장에서는 캠프 때 마다 물가 상승이 걱정이다. 그럴 때도 코디네이터가 구축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호텔이나 업체와 가격 협상을 한다. 요즘 일본에서는 버스 운전기사가 부족한 상황인데 빠른 사전 준비로 큰 문제 없이 이를 확보하기도 한다. 퓨처스 캠프의 경우 연습경기를 위해 현지 심판원을 찾아서 위탁을 하는 것도 코디네이터의 임무다.
예상하지 못한 돌발사태가 생길 때 도 있다. 작년 일본 캠프에서 한 선수가 휴일에 찾아간 수족관에서 여권을 분실했다. 그 당시에도 코디네이터가 현지 경찰과 연계해 무사히 여권을 수령해 선수는 큰 걱정 없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SSG의 퓨처스캠프를 맡고 있는 일본인 코디네이터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선수나 구단 관계자가 불편한 점 없이 캠프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는 감독이 선수들을 이끈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유니폼을 입지 않은 캠프 코디네이터가 지원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