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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박찬호(30·KIA 타이거즈)가 벌써 FA 대박을 예감하는 분위기다. 동갑내기 유격수 심우준(한화 이글스)가 올겨울 4년 50억원에 계약하며 대박을 터트린 가운데 박찬호는 그 이상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2014년 KIA에 입단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뛰기 시작했다. 신생팀에서 기회를 얻은 심우준과 비교해 박찬호가 1군에 정착한 시점은 늦었으나 조금 더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KBO 통산 954경기에서 타율 0.262(3063타수 803안타), 18홈런, 160도루, 311타점, 439득점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00안타 기록을 이어 갔고, 지난해는 158안타로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2023년 0.301 지난해 0.307로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콘택트 능력에 물이 올랐다는 것을 증명했다.
최근 유격수 부문 상은 박찬호가 독식하기도 했다. 2023년 신설된 KBO 수비상에서 LG 트윈스 오지환(35)과 함께 유격수 부문 공동 수상의 영광을 안았고, 지난해는 단독으로 유격수 수비상을 차지했다. 지난해는 KIA의 역대 12번째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생애 처음으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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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역대 최고액 기록은 오지환이 보유하고 있다. 오지환은 2023년 원소속팀 LG와 6년 총액 124억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계약금 50억원, 연봉 50억원으로 100억원을 보장해줬다. 기존 유격수 최고액을 기록했던 2016년 시즌 뒤 두산 베어스 김재호(40·은퇴), 2022년 시즌 뒤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36)의 4년 50억원을 오지환이 훌쩍 뛰어넘었다.
박찬호가 오지환을 뛰어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지환은 타격에서 박찬호를 압도하기 때문. 오지환은 KBO 통산 1858경기에서 타율 0.265(6324타수 1673안타), 164홈런, 273도루, 866타점, 1012득점을 기록했다. 누적 기록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오지환은 장타 생산력에서 훨씬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시즌 5홈런이 커리어하이인데, 오지환은 8시즌이나 두 자릿수 홈런을 생산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2022년 25홈런이다. 콘택트 능력은 박찬호가 앞설지 몰라도 장타 생산 가치가 훨씬 높기에 오지환의 역대 최고액을 쉽게 넘보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의 몸값은 그렇다면 심우준 이상, 오지환 이하로 형성될까. KIA는 어렵게 키운 주전 유격수를 일단 지키려 할 텐데, 현재 주전 유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팀이 올해도 헤맨다면 치열한 영입전이 펼쳐질 수 있다. 다음 FA 시장의 운이 박찬호에게 따른다면 높은 몸값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KIA는 일단 박찬호 방어에 먼저 나선다. 박찬호의 연봉을 올려 보상 규모가 가장 큰 FA A등급을 만들어 두는 게 KIA가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책이다. 박찬호의 지난해 연봉은 3억원이다. KIA가 아직 연봉 협상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4억원은 가볍게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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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