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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즌 전부터 '1군 제외' 통보를 받은 30대 중반 프로 선수의 마음은 어떨까.
하지만 20일 발표된 명단에 베테랑 내야수 노진혁과 김민성의 이름은 없다. 지난해 후반기 외면에 이어 사실상의 전력 외 통보다.
이번 캠프에 참여하는 내야수는 9명. 말 그대로 '옥석 가리기'의 장이 될 전망이다.
전준우에 이어 팀내 두번째 고참인 베테랑 정훈, 지난해 주전 유격수를 꿰차며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박승욱, 왼손 대타 겸 내야 멀티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최항도 이름을 올렸다.
롯데 구단은 차세대 유격수 찾기에 돌입한 상황. 나머지 자리는 말 그대로 경쟁 구도를 펼칠 선수들의 자리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전민재를 비롯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태양, 지난해 쏠쏠한 활약을 펼친 신인 이호준이 이름을 올렸다. 내야 멀티 및 대주자, 가능하다면 박승욱이나 최항과도 경쟁을 펼칠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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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노진혁과 김민성의 이름은 없다. 김태형 감독은 2군 선수 콜업을 앞두고 직접 2군 현장을 찾아가 지켜보는 등 자신의 눈을 신뢰하는 인물이다. 김태형 감독의 올시즌 전력 구상에서 두 선수가 1차적으로 제외된 셈이다.
노진혁은 지난 2022년 롯데가 무려 4년 최대 50억원의 계약을 안긴 FA 영입이다. 김민성 또한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애지중지해온 유망주 김민수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베테랑 내야수. 트레이드에 앞서 2+1년 최대 9억원에 FA 계약도 맺었다.
영입 당시에는 롯데에게 간절함이 있었다. 하지만 차세대 유망주들의 성장과 함께 어느덧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서른을 넘어선 투수에게 2군 불펜 투수는 큰 의미가 없다. 어떻게든 1군 불펜에서 살아남든가, 2군에서 대체선발로서 기회를 노리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타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김민성은 1988년생, 노진혁은 1989년생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1군에서 밀려난다는 건 곧 선수생활의 위기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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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혁은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받았지만, 공수에서 뚜렷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주 포지션 유격수에서 밀려나 1루와 3루 백업으로 주로 기용됐다. 타율 2할1푼9리, OPS 0.604의 성적은 커리어 로우였다.
어쩌면 스프링캠프야말로 노하우를 전수하고, 절실함을 어필하는 등 베테랑의 가치가 높을 시점이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이미 그 역할을 해줄 선수는 있고, 그보다는 차세대 유격수 찾기가 더 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실적으로 두 선수가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김민성은 2루-3루-유격수가 다 되는 내야 멀티에 우승까지 경험한 라커룸 리더의 존재감, 노진혁은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왼손 대타와 1루-3루 백업으로 기회를 노려야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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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프링캠프는 정규시즌이 시작하기 전 준비단계일 뿐이다. 프로야구는 정규시즌만도 144경기나 치르는 초장기 레이스다. 1군 선수들의 부상이나 부진으로 공백이 생길 여지는 언제든지 있다. 올해 첫 좌절을 겪은 노진혁과 김민성은 준비된 상태를 만들고 때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장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