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트레이드 결렬됐으면 어쩔 뻔 했나' 연봉 4500→1억2500 인생 역전 초대박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5-01-21 07:20


'그때 트레이드 결렬됐으면 어쩔 뻔 했나' 연봉 4500→1억2500 인…
2024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수상한 손호영.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만약 그때 트레이드가 결렬됐다면 어땠을까. 선수에게도 인생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은 지난해 연봉 4500만원에서 올해 1억2500만원으로 급등했다. 퍼센티지로 따지면 거의 2배 가까운 무려 177.8% 인상이다. 손호영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3할1푼7리에 126안타 18홈런 78타점 OPS 0.892. 프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일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풀타임에 가까운 102경기를 뛰었고 3할 타율과 18개의 홈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시즌이었다.

고교 졸업 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꾸면서 미국으로 건너갔던 그는 2020년 KBO리그에 컴백했다. LG 트윈스에서 4시즌 동안 뛰었지만, 1군 출전 기록은 많지 않았다. 입단 당시 류중일 감독에게 가능성은 인정받았으나 막상 1군 콜업 기회가 자주 찾아오지 못했다. 오지환이라는 주전 유격수가 있는 선수 구성 그리고 1군에 올라가면 자신의 모습을 100% 보여주지 못하는 것까지 겹치면서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졌다. 트레이드 바로 직전 시즌인 2023년 손호영의 1군 출전 기록은 27경기 타율 2할5리 1홈런 6타점이었다.


'그때 트레이드 결렬됐으면 어쩔 뻔 했나' 연봉 4500→1억2500 인…
손호영. 스포츠조선DB
그런데 트레이드가 손호영의 인생을 바꿨다. 지난해 개막 초반이었던 3월 30일 롯데와 LG 트윈스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 보강이 필요했던 롯데의 선요청으로 진행된 트레이드였다. 롯데는 손호영을 영입하며 내야를 보강하고, 유망주 투수 우강훈을 내줬다.

트레이드가 마냥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현장의 요청으로 LG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보기 시작했지만, LG가 콕 찝은 상대 카드는 우강훈이었다. 우강훈은 2002년생으로 2023년 롯데에 입단한 대형 기대주. 150km이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22세 어린 투수를 제대로 '긁어보기도' 전에 선뜻 트레이드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보는 과정에서 우강훈을 내줘야 한다는 것에 난색을 표하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강력하게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우강훈은 육성에 시간이 더 필요했던 상황. 당장 구멍이 날 수밖에 없는 내야 상황을 고려했을때, 조금 아쉽지만 손호영을 데리고와서 분위기를 바꿔보는게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결국 트레이드는 최종 성사됐고, 두 선수가 유니폼을 맞바꿔입었다.


'그때 트레이드 결렬됐으면 어쩔 뻔 했나' 연봉 4500→1억2500 인…
스포츠조선DB
그 트레이드가 많은 것을 바꿨다. 만약 손호영이 트레이드 되지 않고 LG에 남아있었다면, 지난해에도 1군 기회를 많이 못받았을 확률이 크다. LG는 이미 2023년 우승 이후 신민재가 주전 2루 자리까지 꿰찬 상황. 내야에 틈이 크지 않은 상황인데다 이미 검증을 마쳤다고 본 손호영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롯데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주전으로 뛰고, 좋은 성적이 나오면 나올 수록 손호영도 자신감이 오르면서 점점 더 긍정적인 시너지가 폭발했다. '반짝'이 아닌 한 시즌 전체 성과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해낸 손호영이다.

단숨에 1억 연봉을 돌파한 손호영은 이제 롯데에서 보내는 두번째 시즌에 또 한번의 증명에 나선다.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잦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이 이어지며 아쉬움도 컸다. 롯데는 시즌 종료 직후 손호영을 일본 도쿄로 보내 전담 트레이너와 함께 스트렝스 훈련을 시키며 공을 들였다. 어느때보다 좋은 몸 상태와 높은 기대감 속에 희망차게 시작하는 손호영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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