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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데드암이라고? 김민의 반박 "어깨-팔 아픈적 한번도 없다"[인터뷰]

나유리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20 15:27


내가 데드암이라고? 김민의 반박 "어깨-팔 아픈적 한번도 없다"[인터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개인 훈련 중인 김민. 사진=SSG 랜더스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어깨나 팔이 아팠던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올해 잘 할 자신 있어요."

SSG 랜더스가 애지중지 키우던 좌완 선발 오원석을 내주고 얻은 우완 투수 김민. 트레이드는 지난해 정규 시즌이 끝난 후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일본 와카야마에서 진행 중이던 KT 위즈 마무리캠프에서 훈련 중이던 김민은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다.

매년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이번에도 농담인줄 알았다. "이강철 감독님이 장난을 치시는 줄 알았다"는 김민은 진지한 분위기에 몇번이고 다시 되물었다. 그는 "어느팀으로 가는지 물어보고, 1대1인지도 물어봤다. 그때까지도 실감이 안났다. 트레이드가 된 후에 강화에서 빨간색 훈련복을 입고 있으니까 그때 처음으로 실감이 났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때는 KT에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 김민은 "작년에 잘했었는데 내년 구상에 제가 없었나 싶어서 조금 서운했다"고 덤덤하게 인정했다. 그러면서 "사람인지라 인터넷에서 팬들 반응을 봤는데, SSG 팬분들은 원석이가 간 것을 되게 아쉬워하시고, KT 팬분들은 원석이가 왔다고 좋아하시더라. 그럼 저는…."이라며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1대1 트레이드고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항상 좋은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는 받았는데, 그게 1군에서 잘 안보여졌다. 그래도 SSG에서 저를 좋게 평가해서 데리고오신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받아들였다.


내가 데드암이라고? 김민의 반박 "어깨-팔 아픈적 한번도 없다"[인터뷰]
김민. 사진=SSG 랜더스
트레이드 소식을 들은 직후 귀국한 김민은 강화 2군 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대신해 운동을 하다가 짧은 휴식기를 가졌다. 지금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거의 매일 나와 훈련을 하고 있다. 인천에서 살 집도 구했고 이미 SSG 선수가 될 마음의 준비는 끝냈다.

랜더스필드에서 만난 김민은 지난 시즌 많은 경기에 출전한 것에 대한 우려도 알고 있었다. 김민은 지난 시즌 KT에서 데뷔 후 최다인 71경기 77⅓이닝을 등판해 8승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31의 성적을 기록했다. 경기 출전수로는 리그 공동 7위, 불펜 투수 이닝으로도 최상위권이다. 필승조로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후반부 급격히 성적이 떨어진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데드암' 증상이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김민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팔이 아프고 힘든게 아니라, 몸 자체가 힘들었다.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저도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라 회복에 대한 요령도 없었다. 쉴 때쯤 다시 원정가고, 나중에는 경기전 운동을 할 힘도 없을 정도였다. 몸이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막판에 성적이 떨어진 것도 체력적으로 지친 여파였던 것 같다"면서 "그래서 올해는 꾸준히 하려고 몸을 잘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어깨가 아파본 적은 없다. 지금도 어깨나 팔이 아픈 것은 아니다. 솔직히 제가 아팠다면, SSG 구단에서 그걸 알고서도 트레이드를 했겠나"라고 되물었다.


내가 데드암이라고? 김민의 반박 "어깨-팔 아픈적 한번도 없다"[인터뷰]
지난 시즌 KT에서 활약한 김민. 스포츠조선DB
주위의 우려도 알고 있다. 김민은 "사실 주위에서 '작년에 많이 던져서 올해 힘들거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니까, '내가 진짜 힘들까? 아플까?'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안하려고 한다. 만약 제가 성적이 안좋으면 저도 모르게 (작년에 대한)핑계를 댈 것 같다. 전 그게 싫다. 아프면 아픈거지, 작년에 많이 던졌기 때문에 아프거나 부진하다는 핑계를 대고싶지 않아서 그런 생각 자체를 안하려고 한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SSG로 이적한만큼 확실한 롤모델이 있다. 바로 40세가 넘는 나이에도 출전 경기수, 등판 이닝 다 최고 수준인 '홀드왕' 노경은이다. 김민은 "KT에 있을 때부터 노경은 선배님을 존경했다. 정말 대단한 분이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같은 팀이 됐으니 가까이에서 경은 선배님이 어떻게 하시는지 많이 보고 배우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숭용 감독은 올 시즌 김민을 '셋업맨'으로 기용하겠다는 불펜 기본 구상을 밝혔다. 김민 역시 "체력 관리만 잘 된다면 저는 올해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한다. 이미 작년에 한번 해봤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해도 잘할 자신이 있다"고 당당하게 각오를 다졌다.

이미 SSG가 '우리팀'이 됐다. 김민은 "저는 우리 팀에 좋은 투수가 많다고 생각한다. 선발진도 약하지 않고, 불펜 투수들도 훌륭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KT에 있을 때도 SSG가 강팀이라고 생각했고, 상대하기 싫은 팀 중 하나였다. 지금 우리 팀이 아직 5선발이 확정되지 않아서 상위권 후보로 언급이 없는데, 저는 선수들의 능력치를 보면 충분히 상위권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눈을 빛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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