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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스윙하는 거 다들 봤지? 어깨 걱정 마'
김하성은 18일(이하 한국시각) 개인 SNS에 타격훈련 영상을 소개했다. 실내 훈련장 타석에서 연습용 티에 공을 올리고 타격하는 모습이다. 김하성은 'Good start(좋은 시작)'라는 문구를 곁들였다. 일단 스윙은 자연스러웠다. 수술 이후 물음표가 달려있는 어깨가 잘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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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까지는 이 선택이 '판단미스'처럼 보인다. 1월 하순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아직도 FA 미계약자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 개막이 채 한달도 남지 않았다. MLB 대다수 구단들이 2월 초순에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때문에 선수단 구성은 늦어도 2월 첫째 주 정도에는 마무리된다. 김하성에게 허락된 시간도 길어야 2~3주 정도다.
스토브리그가 막 열릴 무렵만 해도 이 정도로 관심을 못받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스토브리그 시작 전 FA들의 순위를 매겼는데, 여기서 김하성은 전체 14위로 평가받았다. 상당히 높은 순위였다.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필두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LA다저스, 뉴욕 양키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수많은 구단과의 연계설이 보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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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지 않았다. 전부 '관심이 있다'거나 'XX팀과 어울린다' 정도의 추측성 보도 뿐이었다. 실제로 스토브리그 개막 후 FA선수들이 빠르게 소속팀을 찾아갔지만, 김하성은 예외였다.
현재 CBS스포츠의 미계약 FA현황에 따르면 김하성은 전체 5위다. 스토브리그 개막 직전 김하성보다 앞 순위에 있던 13명 가운데 9명이 계약에 성공했다. 김하성 보다 앞 순위에서 현재까지 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들은 알렉스 브레그먼(3루수), 잭 플래허티(투수), 피트 알론소(1루수), 맥스 슈어저(투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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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치 않은 수술이었다. 통상적인 재활 기간에만 6~8개월이 걸린다. 이로 인해 개막 시점 복귀는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대해서는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단장이 일찌감치 힌트를 줬다. 수술 열흘 뒤인 10월 22일에 김하성의 복귀 시점에 대해 "내년 5월, 6월 어쩌면 7월까지 뛸 준비가 안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정확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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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망은 김하성의 영입을 타진하던 모든 MLB 구단들도 공유하는 점이다. 개막 시점에 돌아오지 못하는 게 확실하고, 복귀 이후 과연 예전의 기량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 지도 보장된 바 없는 선수로 낙인찍혔다. 이런 선수를 위해 선뜻 다년계약으로 1000만달러 이상을 건네긴 쉽지 않다. 계산에 철저한 MLB 구단의 입장에서 김하성의 영입은 '복권 구매'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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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