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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선발투수로 한번 빌드업을 시키자고."
정재훈 KIA 투수코치는 "마무리캠프에서 경기에 준하는 피칭을 한 것은 아니다. 공이 어떻고, 어떤 구종이 좋고 이런 것보다는 선수의 성향이나 기질, 훈련 태도 등을 봤다. 공을 던지는 데 있어서 본인 몸을 컨트롤할 수 있는지 봤는데, 그런 능력이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적응만 잘하고 부상만 없으면 어느 정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최근 젊은 선발투수 육성을 잘 해낸 KIA이기에 기대감을 높인다. 2021년 1차지명 좌완 이의리(23)는 데뷔 시즌부터 꾸준히 선발로 경험을 쌓았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면서 가치를 입증했다. 2022년 10승, 2023년 11승을 거두며 입단 2년 만에 10승 투수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이탈하지 않았더라면 3년 연속 10승 도전도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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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윤석민(39·은퇴) 이후 오랜만에 오른손 에이스를 육성할 기대에 부풀어 있다. 윤석민은 2005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KIA에 입단해 해외 리그에 도전했을 때를 제외하면서 2018년까지 원클럽맨으로 뛰었다. KBO 통산 398경기, 77승75패, 86세이브, 18홀드, 1270이닝,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윤석민은 2018년에 은퇴했지만, 2013년 이후로는 거의 불펜으로 등판했다. 2013년을 기준으로 삼으면 12년째 윤석민에 견줄 우완 에이스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1차 스프링캠프 합류가 곧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보장하진 않는다. 2024년 1라운드 우완 기대주 조대현(20)은 지난해 호주 캔버라 1차 스프링캠프에 부름을 받았고, 2차 캠프 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까지 동행했다가 조기 귀국했다. 조대현을 유심히 지켜본 이 감독과 코치진이 당장 1군에서 기용하는 것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하기로 한 것. 조대현은 아직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금까지 김태형은 '선발투수로 키운다' 외에는 정해진 것이 없다. 어바인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5선발 경쟁에 뛰어들 준비가 됐다는 판단이 들면 이의리와 윤영철의 뒤를 이을 것이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오면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을 전망이다.
KIA는 현재 외국인 원투펀치 제임스 네일(32)과 아담 올러(31), 양현종(37), 윤영철까지 선발 4자리의 윤곽은 나와 있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김태형을 비롯해 황동하(23), 김도현(25) 등이 경쟁한다. 1군 경험치를 기준으로 하면 현재는 김태형의 경쟁력이 가장 떨어진다. 이의리도 함께 어바인에 동행하지만, 1군 마운드 복귀 예상 시점은 5~6월이다. 김태형은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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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