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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와 같은 직구와 스플리터, 슬라이더를 보여준다면, 사사키 로키(24)는 메이저리그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할 것이다."
사사키의 에이전트인 조엘 울프에 따르면 사사키 영입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한 구단이 20팀에 이르렀고, 사사키는 다저스,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최소 8팀과 직접 만나 협상 관련 대화를 나눴다.
'ESPN'과 '디애슬레틱' 등 미국 언론은 사사키가 다저스로부터 계약금 650만 달러(약 94억원)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사사키는 만 나이 25세 이하로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일반 FA가 아닌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된다. 각 구단에 국제 유망주 계약금 한도가 있고, 사사키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하기에 애초에 거액의 계약은 어려웠다. 다저스는 500만 달러(약 72억원) 초반이었던 국제 유망주 계약금 한도를 늘리기 위해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을 트레이드하면서 사사키의 계약금을 650만 달러까지 맞춰줬다.
1년 전 메이저리그 역대 FA 투수 최고액 대우를 받은 같은 일본 출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7)와는 사뭇 다른 평가다. 야마모토는 지난해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743억원)에 계약하며 투수 역대 최장 기간과 최고액 기록을 동시에 썼다.
야마모토는 오릭스 버팔로스의 에이스로 NPB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선수였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직전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투수 부문 4관왕과 3년 연속 사와무라상(NPB의 사이영상)을 받은 괴물이었다. NPB 7시즌 통산 성적은 172경기, 70승29패, 897이닝, 922탈삼진, 평균자책점 1.82였다.
그런데도 메이저리그 베테랑 스카우트들은 야마모토가 미국에서 바로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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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B는 키 5피트10인치(약 177.8㎝), 몸무게 176파운드(약 79㎏)인 야마모토의 체구와 내구성을 지적했다. 이미 몸에 무리가 온 상태로 곧 부상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몸집이 작은데, 5일마다 등판하게 되면 구속이 어떻게 될지 궁금할 것이다. 시속 92~94마일(148~151㎞) 정도를 던지는 투수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5일 로테이션에 적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스카우트들의 우려대로 회전근개 부상으로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지난 시즌 18경기에서 7승2패, 90이닝, 105탈삼진, 평균자책점 3.00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남겼다.
사사키는 지난해 NPB에서 구속 저하로 애를 먹으며 1년을 보냈다. 그런데 왜 야마모토와 달리 곧장 메이저리그에서 사이영상 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전망이 나올까.
MLB.com은 3가지를 이유로 꼽았다. 매체는 '1)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이고 2) 사사키의 스플리터는 세계 최고이며 3) 사사키의 슬라이더는 마구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고 했다.
2023년 WBC에서 사사키의 직구 평균 구속은 100.3마일(약 161㎞)이었다. 최고 구속은 101.9마일(약 164㎞)로 모두 3차례 스피드건에 찍혔다. 스탯캐스트가 직구로 추적한 공 65개 가운데 45개가 구속 100마일(약 160㎞) 이상이었고, 12개가 최소 101마일(약 163㎞)이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사사키만큼 시속 100마일 이상 공을 던진 선발투수는 미국에서 역대급 유망주로 평가받는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뿐이었다. 스킨스는 지난해 데뷔해 시속 100마일 이상 공을 딱 100개 던졌다. MLB.com은 사사키가 직구를 WBC 때처럼 메이저리그에서도 던질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파워 피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LB.com은 사사키의 직구보다 더 무서운 구종이 스플리터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사사키의 스플리터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고, 2025년에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플리터가 될 것이다. 그의 스플리터는 WBC에서 평균 구속 90.9마일(약 146㎞)을 기록했다. 가장 빠른 스플리터 구속은 93마일(약 150㎞)이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구속 90마일(약 145㎞) 이상 스플리터를 던질 수 있는 선수는 호세 소리아노(LA 에인절스) 타지 브래들리(탬파베이 레이스) 야마모토까지 3명뿐이었다. 사사키는 이들의 뒤를 따를 것이다. 사사키의 고속 스플리터는 정말 까다롭다. WBC 때는 수직으로 평균 33인치(약 84㎝)나 뚝 떨어졌다'며 놀라워했다.
다른 일본 투수, 심지어 오타니와 비교해도 사사키의 스플리터가 최고라고 했다. MLB.com은 '메이저리그에 특급 스플리터를 장착하고 넘어온 오타니, 야마모토,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와 비교해도 사사키의 스플리터가 최고'라고 단언했다.
MLB.com은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서 3번째 구종으로 슬라이더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메이저리그 에이스들처럼 슬라이더를 강하게 던질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것. WBC 때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은 88마일(약 142㎞), 수평 움직임은 6인치(약 15㎝)로 무브먼트가 크진 않았다.
MLB.com은 '사사키는 2023년 WBC에서 슬라이더 평균 구속 88마일(약 142㎞)을 기록했는데, 지난 시즌 NPB에서는 84마일(약 135㎞)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사사키가 WBC 때 던진 정도로만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질 수 있어도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의 직구와 스플리터, 슬라이더 모두 2023년 쇼케이스(WBC) 때처럼 잘 통한다면, 그는 메이저리그의 차세대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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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