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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부질없는 가정이다. 김하성이 1년 전 FA가 됐거나, 지난해 2023년과 같은 성적을 냈다면 어땠을까. 1억달러 계약이 지금처럼 '꿈'처럼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김하성은 직전 시즌인 2023년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1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0.749, bWAR 5.8을 마크했다. 공격력이 일취월장했다. 무엇보다 2루수를 주로 보면서도 유격수와 3루수를 두루 맡아 절정의 수비력을 과시하며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린 기자가 예측한 그의 몸값이 결코 무리는 아니었다. 당시 예비 FA 순위에서도 김하성은 '톱10'에 포함됐고, 내야수로는 1루수를 제외한 내야수로는 알렉스 브레그먼, 윌리 아다메스와 함께 '톱3'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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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즌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돌아왔지만, 골드글러브급 수비는 나오지 않았다. 타격은 시즌 초부터 애를 먹었다. 타율 2할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했고, 장타력도 크게 줄었다. 출루가 적으니 도루 시도도 감소했다.
그래도 버티고 버텼다. 한층 날카로워진 선구안을 앞세워 삼진율을 크게 줄였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 타율 0.226, OPS 0.702를 마크했다. 후반기 반전을 꾀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의욕이 앞선 나머지 무리한 슬라이딩이 나왔다. 8월 1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3회 선두타자로 나가 좌측 안타를 날렸다. 그런데 콜로라도 우완 선발 브래들리 블레이락의 기습 견제에 황급하게 1루로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금세 나을 줄 알았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아 재검진을 받은 결과 와순 파열 진단이 나왔다. 시즌을 공식 마감하고, 10월 11일 LA에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AJ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의 복귀 시점에 대해 "내년 5월, 6월 어쩌면 7월까지 뛸 준비가 안될 수도 있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김하성의 가치가 하락한 결정적인 코멘트였다. FA 시장에 나갔으나,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조건을 제시받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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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네이션 해리슨 프럭 기자는 지난 15일 밀워키가 영입할 수 있는 FA 내야수 5명을 거론하며 김하성을 가장 흥미롭게 다뤘다.
그는 '2023년 NL MVP 투표에서 14위에 오른 김하성은 2024년 121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bWAR 2.6을 마크했다. 파드리스에서 4시즌 동안 bWAR 15.3을 쌓은 김하성은 3루수, 유격수, 2루수를 두루 봤다. 통산 540경기에서 47홈런을 때린 정도로 공을 띄울 줄 알고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하성은 2025년 800만달러의 상호옵션을 거부했기 때문에 그보다 큰 금액을 원할 것이다. 확실한 1년 계약이라면 1200만~1500만달러(약 218억원) 정도면 만족할 것으로 본다. 브루어스가 그만한 딜을 할지는 두고볼 일'이라고 내다봤다.
연봉전문 사이트 스포트랙은 김하성의 시장 가치를 4년 4900만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1~2년 단기계약이 유력하다는 게 프럭 기자의 예측이다. 지난해 10월 어깨 수술을 받은 김하성은 일단 복귀 시점이 불명확하고, 부상에서 돌아온 뒤 2023년 기량을 되찾을 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후 복귀 시점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즈음 계약이 이뤄질 지도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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