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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테스트가 시작된다' MLB 2년차 이정후 어깨가 무겁다. 부상-재활, 남은 건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 뿐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5-01-14 17:47


'진짜 테스트가 시작된다' MLB 2년차 이정후 어깨가 무겁다. 부상-재…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이정후가 라이브 배팅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2/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몸 상태는 100%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미국으로 떠났다.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해 초반에 얻은 어깨 부상을 완전히 회복한 만큼 올 시즌에는 차분하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좋은 시즌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발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651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한 이정후는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활약을 펼친 끝에 팀의 1번 타자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채 40경기도 뛰지 못했다. 37번째 출장 경기였던 지난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1회초 제이머 칸델라리오 큰 타구를 잡으려 뛰어올랐다 펜스와 충돌하며 왼쪽 어깨를 크게 다쳤다. 관절와순 손상 진단을 받은 이정후는 결국 수술을 받으며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진짜 테스트가 시작된다' MLB 2년차 이정후 어깨가 무겁다. 부상-재…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이정후가 워밍업을 준비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22/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성적은 37경기 출전, 타율 2할6푼2리(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 0.641이 전부였다.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데이터 자체가 너무나 부족한 성적이다. 그나마 '돌발부상'에 의한 시즌 조기 종료 상황을 인정받아 현지 언론의 비판은 피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첫 시즌을 거의 통째로 쉰 이후 치르는 두 번째 시즌은 다르다. 냉정하고 혹독한 현지 언론의 비판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주전 자리도 처음부터 다시 경쟁해 따내야 하는 처지다. KBO리그에서의 누적스탯이나 메이저리그 첫 시즌 초반의 좋은 활약이 결코 주전 자리를 보장해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새로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나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지난 해에 보여준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성실하고 영리한 이정후 역시 이런 냉혹한 메이저리그의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정후는 부상과 수술 이후 열심히 재활에 매진했다. 수술 후 미국에서 재활을 이어가다 지난 10월에 일찌감치 귀국한 이정후는 일체의 외부 활동을 자제한 채 몸 만들기에만 매진해왔다.


샌프란시스코도 의욕적으로 도왔다. 구단 트레이너를 한국으로 파견해 이정후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게 힘을 보탰다.


'진짜 테스트가 시작된다' MLB 2년차 이정후 어깨가 무겁다. 부상-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정후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1.13/
덕분에 이정후는 현재 몸상태와 자신감을 부상 이전의 상태로 온전히 되돌려놨다. 그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몸 상태는 100%라고 할 수 있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다 했다. 미국에서 실외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성숙한 모습도 보여줬다. 이정후는 "지난해 첫 시즌은 그냥 자신감만 가지고 덤볐다. 지금은 차분하게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의욕을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에도 파울 타구에 맞아 몸이 안 좋았다가 회복해서 지나치게 의욕을 부리다가 어깨를 다쳤다. 올해는 더 차분해지겠다"며 한층 차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몸 상태와 마음가짐만큼은 두 번째 메이저리그 시즌을 치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문제는 새로운 실전환경에서 과연 이런 이정후의 각오와 컨디션이 얼마나 통할지 여부다.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전까지 야외 훈련, 그리고 스프링캠프 기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최대한 빨리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KBO리그를 휩쓸었던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현지에서도 이런 이정후에게 거는 기대와 궁금증이 크다.


'진짜 테스트가 시작된다' MLB 2년차 이정후 어깨가 무겁다. 부상-재…
스포츠조선 DB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 12일 '2025시즌 진가를 입증해야 하는 작년 FA 10인'을 통해 이정후를 언급했다. 이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윌리 아다메스 영입으로 라인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지난해 거물급 FA로 영입한 이정후가 활약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KBO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후 샌프란시스코와 대형 계약을 체결한 이정후는 어깨 부상으로 2024시즌의 대부분을 날렸다. 부상 전까지 9.6%의 헛스윙 비율, 8.2%의 삼진 비율, 37.1%의 배트 중심에 공을 때린 비율을 기록하면서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지만, 빼어난 성적(결과)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158타석에서 단 6번의 장타(2홈런)와 OPS 0.641, 타율 2할6푼2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진짜 테스트가 시작된다' MLB 2년차 이정후 어깨가 무겁다. 부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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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메이저리그가 이정후에게 주목하는 건 콘택트 능력과 더불어 얼마나 장타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정후가 1억달러급 선수가 맞는지, 샌프란시스코가 효율적인 FA계약을 체결했는 지 여부가 모두 2025시즌으로 입증된다.

이정후가 시즌 초반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두각을 드러낸다면 샌프란시스코의 지난해 선택은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초반부터 적응에 실패한다면 또 하나의 '실패한 FA'리스트에 들어가게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이정후 본인에게 달려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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