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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경기 당 3개의 홈런이 나오는 구장. 그래서 그의 '다승왕'은 더욱 가치가 있었다.
현역 시절 시즌 17승과 30세이브를 기록한 경험이 있던 윤석민(은퇴)은 "중학생이 경기를 해도 홈런이 나올 수 있다"고 라팍의 문제점을 짚기도 했다. 이후 "마음이 상한 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양해부탁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지만, 라이온즈파크에서 느낄 투수의 부담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장이라는 평가였지만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이 승리를 거둔 투수는 삼성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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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인 지표도 좋다. 평균자책점은 국내 투수 중 1위, 전체 6위를 기록했다. 이닝 소화력도 뛰어났다.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의 경기 당 평균 이닝은 5⅔이닝. 원태인은 5⅔이닝을 기록하며 국내 선수 중 3위를 기록했다.
라이온즈파크에서도 원태인은 살아남았다. 올 시즌 원태인의 라이온즈파크 성적은 15경기 10승2패 평균자책점 3.65. 피홈런도 11개로 경기 당 0.73개에 불과했다.
올해만의 성적은 아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지명된 그는 첫 2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규정이닝을 채웠고, 4년 연속 3점대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라이온즈파크에서 올린 원태인 기록의 가치는 평가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288표 중 81표를 받아 2위에 올랐다. 수상자는 119표를 받은 카일 하트(NC). 하트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을 기록했다.
원태인은 "라이온즈파크에서 열심히 던진 것을 인정해주신 거 같아 감사하다"라며 "내년에는 꼭 받도록 하겠다. 동기부여가 됐다"고 각오를 다졌다.
원태인의 꾸준함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 원태인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흔들린 뒤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어깨 관절 손상으로 4~6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던 그는 완벽하게 회복해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몸상태는 좋다. 내년에는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