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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큰 계약만큼이나 압박의 무게도 묵직하다. 빅리그 2년차를 맞는 이정후를 향한 현지 언론의 냉정한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그대로 이정후의 데뷔 시즌은 막을 내렸고, 미국에서 수술 후 재활 일정을 이어가던 그는 지난 10월 귀국했다. 이후 고국에서 몸을 만들면서 새 시즌 준비에 나섰다.
이정후는 1년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약 1667억원)로 현지 언론의 예상을 뛰어넘는 '잭팟'을 터뜨렸다. 리그 약체로 평가받는 샌프란시스코 전력에서 이정후의 존재감은 그의 몸값만큼이나 뚜렷해보였다. 이견 없는 주전 중견수이자 부동의 리드오프 역할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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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도 12일 '올 시즌 증명해내야 하는 지난해 FA 선수 10인'을 꼽았는데, 그중 이정후도 이름을 올렸다. 'MLB.com'은 "윌리 아다메스 영입이 라인업에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사고'를 치려면 작년 거물급 FA 영입 선수인 이정후가 나서야 한다"면서 이정후의 지난 시즌을 평가했다. "KBO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후 샌프란시스코와 대형 계약을 체결한 이 외야수는 어깨 부상을 당해 2024시즌의 대부분을 날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9.6%의 헛스윙 비율, 8.2%의 삼진 비율, 37.1%의 배트 중심에 공을 때린 비율을 기록하면서 컨택 능력을 보여줬다"면서도 "이런 숫자는 빼어난 성적(결과)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정후는 158번의 타석에서 단 6번의 장타(2홈런)와 OPS 0.641, 타율 2할6푼2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고 부상 이전에도 타격 성적 자체가 아쉬웠음을 꼬집었다. 이정후의 최대 장점인 컨택 능력은 인정하지만, 타격 성적표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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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체의 보도대로 이제 2년차에는 변명이 통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돈으로 통하는 메이저리그인만큼, 큰 계약을 한 선수에게는 그만큼의 값어치를 요구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가 바로 메이저리그이기도 하다.
이정후의 올 시즌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부상이나 다른 변수 없이, 오롯이 자신의 성적을 입증해내야 하는 크나큰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새 시즌을 위해 출발한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올 시즌 이정후에 대해 "이미 준비가 다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