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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성적 아니야" 美 언론, '1600억' 이정후에게 냉정한 잣대 들이대기 시작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5-01-13 00:05


"좋은 성적 아니야" 美 언론, '1600억' 이정후에게 냉정한 잣대 들…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 이정후가 잠시 더그아웃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18/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큰 계약만큼이나 압박의 무게도 묵직하다. 빅리그 2년차를 맞는 이정후를 향한 현지 언론의 냉정한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이정후는 13일 (이하 한국시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정후는 당초 12일 출국 예정이었지만, 경유지였던 LA의 산불 여파로 항공편을 변경하며 하루 늦게 한국을 떠난다.

지난해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너무나 아쉽게 끝냈던 이정후다. 시즌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오라클파크 홈 경기에서 외야 수비 도중 펜스에 왼 어깨를 부딪혔고 이후 관절 손상 진단을 받은 그는 수술대에 올랐다. 5월 중순에 내려진 날벼락같은 시즌 아웃이었다.

그대로 이정후의 데뷔 시즌은 막을 내렸고, 미국에서 수술 후 재활 일정을 이어가던 그는 지난 10월 귀국했다. 이후 고국에서 몸을 만들면서 새 시즌 준비에 나섰다.

이정후는 1년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약 1667억원)로 현지 언론의 예상을 뛰어넘는 '잭팟'을 터뜨렸다. 리그 약체로 평가받는 샌프란시스코 전력에서 이정후의 존재감은 그의 몸값만큼이나 뚜렷해보였다. 이견 없는 주전 중견수이자 부동의 리드오프 역할을 해줘야 한다.


"좋은 성적 아니야" 美 언론, '1600억' 이정후에게 냉정한 잣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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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데뷔 시즌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인해 실망스럽게 끝나자, 두번째 시즌을 바라보는 미국 언론의 눈초리와 평가는 더욱 냉정해졌다. 이제 이정후가 두번째 시즌에는 과연 어떻게 샌프란시스코의 중심 타자 역할을 해낼 것인지를 지켜보고 있다.

'MLB.com'도 12일 '올 시즌 증명해내야 하는 지난해 FA 선수 10인'을 꼽았는데, 그중 이정후도 이름을 올렸다. 'MLB.com'은 "윌리 아다메스 영입이 라인업에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사고'를 치려면 작년 거물급 FA 영입 선수인 이정후가 나서야 한다"면서 이정후의 지난 시즌을 평가했다. "KBO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후 샌프란시스코와 대형 계약을 체결한 이 외야수는 어깨 부상을 당해 2024시즌의 대부분을 날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9.6%의 헛스윙 비율, 8.2%의 삼진 비율, 37.1%의 배트 중심에 공을 때린 비율을 기록하면서 컨택 능력을 보여줬다"면서도 "이런 숫자는 빼어난 성적(결과)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정후는 158번의 타석에서 단 6번의 장타(2홈런)와 OPS 0.641, 타율 2할6푼2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고 부상 이전에도 타격 성적 자체가 아쉬웠음을 꼬집었다. 이정후의 최대 장점인 컨택 능력은 인정하지만, 타격 성적표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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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체의 보도대로 이제 2년차에는 변명이 통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돈으로 통하는 메이저리그인만큼, 큰 계약을 한 선수에게는 그만큼의 값어치를 요구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가 바로 메이저리그이기도 하다.

이정후의 올 시즌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부상이나 다른 변수 없이, 오롯이 자신의 성적을 입증해내야 하는 크나큰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새 시즌을 위해 출발한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올 시즌 이정후에 대해 "이미 준비가 다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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