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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 비선출로 첫 프로 입단→군복무중 방출→日독립리그행 '파란만장'...21세 청운의 꿈, 다시 시작된다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5-01-09 12:17 | 최종수정 2025-01-09 18:31


'홈스쿨링' 비선출로 첫 프로 입단→군복무중 방출→日독립리그행 '파란만장…
입단 직후 인터뷰에 임한 김서진. 김영록 기자

'홈스쿨링' 비선출로 첫 프로 입단→군복무중 방출→日독립리그행 '파란만장…
질롱 시절 타격중인 김서진. 사진제공=@_bring.it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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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야구 역사상 '홈스쿨링' 출신 첫번째 선수, '비선출 최초 야수'. 검정고시를 거쳐 동기들보다 한살 어린 '미성년자', 야구 경험은 리틀야구와 독립야구단(1년) 참여가 전부다.

김서진(21·전 롯데 자이언츠)의 범상찮은 야구 인생을 장식하는 수식어들이다.

첫번째 도전은 아쉽게 실패로 끝났다. 롯데는 지난해 9월 김서진의 방출을 통보했다.

21살, 꿈을 포기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중이다. 오는 3월 일본 독립야구단 아시안 브리즈에 입단, 청운의 꿈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서진은 현재 대전의 육군정보통신학교 교육지원대에서 복무중이다. 현역 군인인 만큼, 육군본부의 허락 하에 인터뷰가 이뤄졌다.

2022년 2차 9라운드(전체 84번)로 프로야구에 입문했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모태 롯데팬이었기에 더욱 기뻤던 입단이었다.

이민석 조세진 진승현 윤동희 한태양 등 롯데의 미래로 꼽히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드래프트였다. 김서진 역시 뛰어난 야구 재능은 물론 동기들보다 한살 어린 나이도 큰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홈스쿨링 출신이라는 편견과 달리 내야수 포지션에도 잘 적응했다. '인싸'다운 면모도 충만했다. 윤동희 한태양 등 한살 많은 동기들과도 잘 지냈다.

첫 시즌을 마친 뒤 후배 김민석(현 두산 베어스)과 함께 호주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로 파견되는 등 구단의 육성 노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2년차 시즌초 어깨 부상을 당했고, 고민 끝에 입대를 결정했다. 빠르게 군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선후배들의 조언도 있었다.


'홈스쿨링' 비선출로 첫 프로 입단→군복무중 방출→日독립리그행 '파란만장…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전역 후의 꿈에 부풀어있던 지난 9월, 방출이 결정됐다. 군복무 중에 전화로 받은 통보라 더욱 서운했다.

"속상했고, 여전히 아쉽죠. '다녀와도 어리니까'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하지만 제가 야구를 그만둘 이유는 없잖아요. 이 마음을 발판 삼아 다음 야구 인생을 잘 준비해야죠."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원망은 없다. 그는 "롯데에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질롱까지 보내주신 덕분에 야구보는 눈도 넓어졌죠. 동기들과는 지금도 연락합니다"라며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라고 돌아봤다.

특히 질롱 시절은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던 선수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됐다. 유창한 스페인어가 큰 도움이 됐다.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잘 적응한 덕분에 후반기에는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시안 브리즈는 메이저리그의 '문제아' 트레버 바우어가 뛰었던 팀으로 유명하다. 일본 팀이지만 무대는 미국이다. 겨우내 선수를 선발, 3월 미국으로 출발해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한달 정도 미국에 머물며 훈련 중인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는 독특한 성격을 지녔다. 올해 예정된 경기는 15경기다.


'홈스쿨링' 비선출로 첫 프로 입단→군복무중 방출→日독립리그행 '파란만장…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아시안 브리즈 입단 과정도 쉽지 않았다. 롯데와 질롱코리아 시절의 영상, 기록으로 사전 서류심사를 통과했고, 줌으로 온라인 면접까지 본 끝에 가까스로 입단에 성공했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4개 국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를 익혔을 만큼 뛰어난 언어적 재능을 지녔지만, 일본어는 아직이다. 그는 "전역하고 딱 열흘 쉬고 미국으로 떠난다. 쉴 시간이 없다"면서도 "시간나는대로 공부해보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간부들의 배려로 일과 외 시간에 야구 연습을 해온 덕분에 감각을 잃지 않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다행히 군대 동기중 대학교 사회인야구를 하는 친구가 있어 캐치볼 연습상대가 되고 있다. 내 공을 받다보니 손이 많이 붓는데도 열심히 도와줘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아시안 브리즈를 다녀온 뒤의 미래는 현재로선 미정이다. 21세의 어린 나이, 김서진은 아스라히 멀어진 꿈을 향해 다시 걸음을 내디딜 준비를 마쳤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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