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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골든글러브 투표에 숨어있는 진짜 팀 성적 프리미엄?
성적으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데이비슨은 홈런왕이다. 야구의 꽃, 홈런 타이틀 소유자다. 46홈런. 하지만 오스틴도 만만치 않았다. 132타점 타점 타이틀 홀더. 데이비슨이 119타점으로 2위였다. 데이비슨 3할6리-46홈런-119타점-90득점, 오스틴 3할1푼9리-32홈런-132타점-99득점. '누구를 찍어야 할 것인가' 생각이 들만큼 '용호상박'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싱겁게 끝났다. 오스틴이 무려 193표를 얻었는데, 데이비슨은 83표에 그쳤다. 너무 큰 차이였다.
일단 인기, 인지도 측면을 간과할 수 없을 듯 하다. LG는 전국구 인기팀. 반대로 NC는 홈 창원에서는 열광적 지지를 받지만, 막내급 구단으로 아직 전국적 인기를 끌지는 못하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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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변수가 있었다. 바로 후보 순서. KBO는 모바일, 온라인 투표를 할 때 각 포지션 후보들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나열했다. 그런데 그 순서는 팀 순위로 가려진다.
여기서 오스틴이 엄청난 이득을 얻었다. 우승팀 KIA와 2위 삼성에 마땅한 1루 후보가 없었다. 플래툰이거나, 시즌 도중 주전이 바뀌며 후보 요건을 채운 선수가 없었다.
오스틴이 맨 위에, 아주 좋은 성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스크롤을 내리는데 그 밑에 두산 양석환, 롯데 나승엽이었다. 좋은 선수들이고, 성적도 훌륭했지만 오스틴에는 밀렸다. 데이비슨이 확실하게 머리에 없는 투표자들은, 거기서 스크롤이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 이상의 선수가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데이비슨은 NC 팀 성적 때문에 4번째 후보였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순서와 상관 없이, 데이비슨이라는 선수가 김도영(KIA)만큼 잊지 못할 임팩트를 남겼다면 표심이 향했겠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라 선거도 1번, 2번 번호 가지고 민감하듯, 골든글러브 투표도 그런 변수가 발생할 수 있음을 두 사람이 보여줬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