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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구단주 1억달러 얹자, 메츠 구단주는 '무조건 더'..."소토, 보라스 고객답게 돈에 움직였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12-09 21:25 | 최종수정 2024-12-09 22:05


양키스 구단주 1억달러 얹자, 메츠 구단주는 '무조건 더'..."소토, …
후안 소토가 뉴욕 양키스를 버리고 뉴욕 메츠를 선택했다. 사진=MLB 공식 X 계정

양키스 구단주 1억달러 얹자, 메츠 구단주는 '무조건 더'..."소토, …
할 스타인브레너 뉴욕 양키스 구단주.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가 무릎을 꿇었다.

메이저리그 최다인 27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에 빛나고 구단 가치 평가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양키스는 FA 최대어 후안 소토를 놓고 벌인 프랜차이즈 라이벌 뉴욕 메츠와 '돈 싸움'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SPN은 9일(이하 한국시각) '슈퍼스타 외야수 후안 소토와 뉴욕 메츠가 15년 7억6500만달러(약 1조986억원), 평균 연봉(AAV) 51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라고 최초 보도했다.

MLB.com은 좀더 세부 내용을 전했다. 사이닝보너스가 7500만달러이고, 지급 유예(deferrals)로 묶인 돈은 없다.

또한 5시즌을 마치면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소토에게 부여했다. 그런데 메츠 구단이 5시즌 후, 즉 2029년 시즌을 마친 뒤 AAV를 5100만달러에서 5500만달러로 높이면 해당 옵트아웃 권리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그럴 경우 15년 계약 총액은 8억500만달러, AAV 5366만달러로 각각 늘어난다.

이로써 소토는 지난해 12월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맺은 10년 7억달러를 단번에 뛰어넘었다.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미국 프로스포츠, 나아가 전세계 스포츠 역사상 단일계약 기준으로 최고액 계약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양키스 구단주 1억달러 얹자, 메츠 구단주는 '무조건 더'..."소토, …
후안 소토. AP연합뉴스

양키스 구단주 1억달러 얹자, 메츠 구단주는 '무조건 더'..."소토, …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해 12월 LA 다저스 입단식에서 마크 월터 회장,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오타니의 경우 총액의 97.1%인 6억8000만달러를 계약기간이 끝나는 2034년 이후 10년에 걸쳐 나눠받기 때문에 소토의 이번 계약과 현가(present value)로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오타니의 7억달러는 사치세 부과 기준으로는 현가 4억6080만달러, ML선수노조 계산 방식으로는 4억3800만달러다.

AAV에서 액면가는 소토가 5100만달러, 오타니가 7000만달러로 소토가 적지만, 현가 AAV는 소토가 5100만달러, 오타니는 4610만달러로 소토가 앞서게 된다. 총액과 AAV에서 소토가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든 셈이다.


주목할 것은 메츠가 양키스를 꺾었다는 점이다. 더욱 정확히는 양키스가 메츠에 가장 귀중한 선수를 빼앗겼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에 대해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소토를 영입함으로써)메츠는 창단 후 63년 동안 이웃의 그늘(the shadow of its pedigreed neighbor)에서 살아온 구단으로서 소토의 이력 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며 '더 이상은 아니다. 뉴욕의 두 팀이 2024년을 브롱스에서 보낸 뒤 장기계약을 위해 퀸스로 서둘러 떠난 선수를 놓고 맞붙은 이후의 이야기만도 아니다. 양키스 선수가 메츠 선수가 되기를 선택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뉴욕에서 양키스는 브롱스, 메츠는 퀸스가 연고 지역이다. 메츠가 1961년 창단 이후 성적과 관중 동원, 구단 평가 등에서 늘 양키스를 넘지 못한 것을 부각한 것인데, 소토와의 계약 하나로 양키스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는 뜻이다.


양키스 구단주 1억달러 얹자, 메츠 구단주는 '무조건 더'..."소토, …
사진=MLB.com 캡처
파산 기자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보다 크고, FC바르셀로나 시절의 리오넬 메시보다 크며, 캔자스시티 치프스 패트릭 마홈스보다 큰 소토의 계약은 마음을 사로잡는다'고도 평가했다.

소토 쟁탈전은 그야말로 '돈 전쟁'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스티브 코헨 메츠 구단주는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는 물론 뉴욕 양키스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의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양키스가 내민 조건도 만만치 않았다. 16년 7억6000만달러였다. 계약기간은 메츠보다 1년 길고, 총액은 500만달러가 적었다. AAV는 4750만달러였다.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가 구단주가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서 가진 소토와의 첫 협상서 제시한 금액은 6억달러대 중반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1억달러를 높여 수정 제안했지만, '무조건 더 준다'는 코헨 구단주를 이길 수는 없었다.

이에 대해 NJ.com은 '양키스는 메츠보다 팬층도 두텁고, 더 많은 수익을 내고,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을 쓰고,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도 높고, 메츠와 달리 뒤에서 보호해 주는 애런 저지도 있는데, 스타인브레너가 1억달러를 더 얹었음에도 소토는 스캇 보라스의 고객답게 이를 무시하고 역사적인 계약을 선택했다'고 논평했다.

내부 FA 소토를 잃은 것은 양키스 역사상 가장 아픈 오프시즌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작년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쟁탈전에서도 양키스는 참가했지만, 그는 외부 FA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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