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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FA 계약을 맺은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해 12월 10일(이하 한국시각)이다.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9일 '슈퍼스타 외야수 후안 소토와 뉴욕 메츠가 15년 7억6500만달러(약 1조986억원), 평균 연봉(AAV) 51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라며 '이번 계약에 지급 유예(deferred money)는 없으며, 에스컬레이터 조항이 설정돼 총액은 최대 8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MLB.com은 좀더 세부 내용을 전했다. 사이닝보너스가 7500만달러이고, 5시즌을 마치면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그런데 메츠 구단이 5시즌 후, 즉 2029년 시즌을 마친 뒤 평균 연봉(AAV)을 5100만달러에서 5500만달러로 높이면 해당 옵트아웃 권리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그럴 경우 15년 계약 총액은 8억500만달러, AAV 5366만달러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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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의 경우 총액의 97.1%인 6억8000만달러를 계약기간이 끝나는 2034년 이후 10년에 걸쳐 나눠받기 때문에 소토의 이번 계약과 달리 현가(present value)는 훨씬 떨어진다. 사치세 부과 기준으로는 4억6100만달러, ML선수노조 계산 방식으로는 4억3800만달러다.
AAV에서 액면가는 소토가 5100만달러, 오타니가 7000만달러로 소토가 적지만, 현가로 본 AAV는 소토가 5100만달러, 오타니는 4610만달러로 소토가 앞서게 된다. 총액과 AAV에서 소토가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든 셈이다.
MLB.com은 '오타니가 맺은 10년 7억달러는 총액의 97%가 지급 유예로 묶여 현가는 4억6100만달러로 낮아진다'며 '소토의 이번 계약은 오타니를 비롯한 역대 모든 메이저리그 계약을 난장이로 만들어 버렸다(Soto's contract dwarfs it and every other deal in MLB history)'고 논평했다.
소토 쟁탈전은 그야말로 '돈 전쟁'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스티브 코헨 메츠 구단주는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는 물론 뉴욕 양키스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의 조건을 제시했다. 양키스가 내민 조건은 16년 7억6000만달러였다. 계약기간은 1년 길지만, 총액이 메츠보다 500만달러가 적었다. 소토가 고민할 여지는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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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키스와 메츠를 비롯해 토론토, 보스턴, 다저스 등 대부분의 빅 마켓 구단들이 쟁탈전에 참가하면서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중순 이미 6억달러 중반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왔고, 12월 들어서는 7억달러→7억5000만달러→8억달러로 전망치가 상승했다.
심지어 최종 단계까지 협상을 벌인 5개 구단 말고도 캔자스시티 로열스, 탬파베이 레이스와 같은 스몰 마켓 구단들도 소토측에 조건을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토가 메츠를 선택한 것은 가장 높은 액수를 베팅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하다. 우승 전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면 양키스에 남았을 수 있다.
소토는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인 2022년 7월 15년 4억4000만달러 게약을 제안받았으나, 곧바로 거절하고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이어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연장계약을 논의하던 중 피터 세이들러 샌디에이고 구단주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협상이 흐지부지되고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올시즌 41홈런, 109타점, 128득점으로 커리어 하이의 성과를 낸 뒤 '자유의 몸'이 된 소토는 2년 만에 몸값을 3억달러 이상이나 높인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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