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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일본 독립리그부터 대만, 중국, 호주의 프로선수들까지 한국 무대에서 볼 수 있을까. 프로야구가 '4번째 외인'의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일부 구단에서 예정보다 1년 빠른 2025년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 이미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FA 시장부터 외국인 선수까지, 10개 구단의 내년 플랜이나 예산이 대부분 확정 단계다.
아시아쿼터 외인을 추가하기 위해선 먼저 KBO 외국인 선수 관련 규약이 개정돼야 한다. 자금력부터 아시아 야구에 대한 정보의 차이까지, 각 팀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도입 논의가 길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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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포지션이다. 자칫하면 10개 구단이 모두 선발투수를 추가, 외국인 선발투수가 3명으로 늘어나고 끝날 거란 시선이 팽배하다.
외인 선발 2명과 3명의 차이는 크다. 이미 몇몇 외인들은 팀의 위기시 3~4일 로테이션을 소화하곤 한다. 자칫 포스트시즌에 외인 선발들만 줄줄이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토종 에이스'의 마지노선인 3선발 자리마저 흔들리게 된다. 때문에 현 외국인 선수 규정(총 3명, 투타 최대 2명)과 묶어 포지션 제한을 두는 등의 보완책도 거론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아시아쿼터 금액은 최대 30만 달러(약 4억원). 하지만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한 시라카와 케이쇼의 예를 들며 '금액이 너무 높다'는 비판도 있다. 외국인 선수 상한선인 첫해 100만 달러를 채우는 선수가 많듯, 불필요한 오버페이를 조장할 수 있다.
시라카와의 경우 SSG 입단 당시 180만엔(약 1600만원), 두산에서는 400만엔(약 3400만원)을 받았다. 통산 12경기 선발등판, 57⅓이닝에 4승5패 평균자책점 5.65라는 성적이 만족스럽진 않다. 하지만 구위나 체력 면에서 두 팀 모두 시라카와를 불펜 아닌 선발로 못박았고, 적어도 그에 걸맞는 존재감은 보여줬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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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금액을 더 낮춰 포지션을 제한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투수를 데려오더라도 선발보다 마무리나 불펜에 초점을 맞추고, 타자는 수비형 선수를 영입하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역대 아시아 외인 중 왕웨이중(전 NC 다이노스)의 계약 총액은 90만 달러(약 12억 6000만원)였지만, 카도쿠라 켄(전 삼성)은 30만 달러, 다카쓰 신고(전 우리 히어로즈)는 18만 달러(약 2억5000만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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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FA 총액 1위는 SSG 최정(4년 110억원)이다. 이적 선수 중에는 한화 엄상백(78억원)이 최고액.
두 선수 외에도 롯데 김원중(4년 54억원) LG 장현식(4년 52억원) 한화 심우준(4년 50억원) 등이 50억을 넘겼다. 미계약 상태인 최원태 역시 '50억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쿼터 선수 연봉은 3~4억원에 불과하다.
한편으로는 선수 유출 우려도 있다.
아직 어느 리그에서도 시행하지 않은 아시아쿼터제를 KBO리그가 선제적으로 시행함으로써 타 리그, 특히 일본프로야구(NPB)에 도입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승엽 이종범 등 과거 일본에 진출했던 선수들은 미국이나 중남미 선수들과 한 자리를 경쟁해야 했다. 하지만, 아시아쿼터가 도입되면 일본 진출이 용이해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FA 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는 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대만야구리그(CPBL)에 아시아쿼터제가 도입되면 현재는 국내 독립리그로 사실상 제한된 재기의 발판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
KBO 관계자는 "아직 아시아쿼터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 아직 도입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방식과 시기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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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