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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아시아 출신 선수가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OF)에 오를 날이 머지 않았다.
이들 중 이치로와 사바시아는 입성이 확실시된다. 이뤄놓은 업적이 워낙 뚜렷하고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오로지 관심은 이치로가 BBWAA 투표단 전원의 찬성으로 쿠퍼스타운에 들어가겠느냐에 모아진다.
역대 HOF 투표에서 100%의 득표율을 기록한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 뿐이다. 그는 자격 첫 해인 2019년 425명의 BBWAA 투표단 전원으로부터 '찬성표'를 받았다. 파나마 출신인 리베라는 양키스 한 팀에서만 19년을 활약하며 통산 652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역대 1위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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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시버(98.8%), 놀란 라이언(98.8%), 칼 립켄 주니어(98.5%), 타이 콥(98.2%), 조지 브렛(98.2%), 행크 애런(97.8%), 토니 그윈(97.6%) 등 득표율 역대 '톱10'의 면면을 보더라도 만장일치의 의견을 받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물론 이치로는 다른 케이스다. 일본서 '안타 기계'로 명성을 떨치고 태평양을 건너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그라운드를 평정했기 때문이다. 야구의 세계화라는 MLB 슬로건을 가장 폭넓고 오랜 기간 실천에 옮긴 것도 이치로의 중요한 업적이다.
이치로는 야구장에서 당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수 실력을 자랑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그는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9년 시애틀에서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통산 3089안타, 509도루, 1420득점, OPS 0.757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최다 안타 및 최고 타율 기록을 보유 중이다.
특히 2001~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 올스타 선발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았고, 데뷔 시즌에는 AL 올해의 신인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통했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컨택트 히터이자 리드오프, 우익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별다른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유니폼을 벗은 뒤에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구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물론 이치로가 HOF에 입성하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겠으나, 지터와 마찬가지로 투표는 또 다른 상황이다. 400명 안팎의 투표단 가운데 다른 생각과 의견을 지닌 기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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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은 '이치로가 일본 리그 출신이라는 점은 누군가 그를 선택하지 않는 유일하고 불행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이치로는 미국에서의 문화적 영향력은 물론 일본 출신 야수가 미국에서 어떻게 성공하는지를 잘 증명했다'며 '올해 배포된 모든 투표 용지에 그가 포함돼야 한다는 것에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며 만장일치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만장일치로 HOF에 헌액될 수 있는 후보로 푸홀스, 카브레라, 벌랜더, 커쇼, 슈어저, 트라웃, 베츠를 언급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언급되지 않은 것은 메이저리그 경력 10년이 안됐기 때문일 뿐 만장일치 후보가 아니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HOF 헌액 자격 중 하나는 10년 경력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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