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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31년만에 호랑이와 사자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를 3승1패로 누르고 플레이오프 승자가 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는 무려 31년만(해태시절 포함)이다. 그동안 KIA와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총 세번 만났는데 모두 KIA의 승리였다. 첫 대결인 1986년엔 해태가 4승1패로 우승했고, 1년 뒤인 1987년에 다시 만났을 때도 해태가 4승1패로 또 우승.
그리고 6년 뒤인 1993년에 세번째 만남에서도 승자는 해태였다. 삼성이 2승1무1패로 앞섰지만 이후 해태가 3연승을 하며 4승1무2패로 또 해태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KIA로 주인이 바뀐 이후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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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서 3⅔이닝 동안 60구를 던지며 세이브를 기록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하루 휴식을 했으나 염경엽 감독은 4차전에 휴식을 줬다. 염 감독은 "팔에 문제가 있지는 않다. 그냥 선발 투수가 던진 뒤에 생기는 뭉침 현상 정도다"면서 "선수에게 물어보지 않고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해서 휴식을 주기로 했다. 내일까지 쉬면 사흘을 쉬게 된다. 5차전까지 가면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5차전의 필승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에르난데스를 5차전에 쓰기 위해선 4차전에 꼭 이겨야 한다. 선발 엔스와 손주영을 주축으로 유영찬과 김진성을 투입할 계획. 염 감독은 "손주영은 이닝 시작할 때 투입할 것"이라면서 "엔스에게 위기가 오면 유영찬과 김진성으로 막고 다음 이닝에 손주영을 투입하겠다"라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삼성은 라인업을 수정했다. 김지찬(중견수)-이성규(우익수)-디아즈(1루수)-박병호(지명타자)-김헌곤(좌익수)-김영웅(3루수)-강민호(포수)-전병우(2루수)-이재현(유격수)로 우타자 위주의 라인업을 짰다. 디아즈와 박병호의 타순을 한칸씩 앞당겼다. 2번은 22개의 홈런을 친 우타자 이성규를 기용해 앞쪽에 장타자들을 배치.
삼성도 총력전이다. 2차전 무릎 부상 후 일본까지 가서 치료를 받고 온 구자욱을 대타로 대기 시키고, 5차전 선발인 원태인도 불펜에 준비시킨다. 이길 수 있으면 쓰겠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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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2회말 2개의 안타를 쳤는데 득점권 기회도 못만들었다. 1사후 오지환이 우전안타를 쳤지만 2루 도루에 실패했고 이후 문보경이 좌전안타를 쳤지만 박동원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혔다.
삼성은 4회초까지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하고 엔스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그러다 5회초 선두 김영웅이 우전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강민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드는데 성공. 하지만 전병우와 이재현이 연속 헛스윙 삼진을 당해 선취점을 뽑는데는 실패.
LG 역시 레예스 공략을 하지 못했다. 3회부터 5회까지 3연속 삼자범퇴를 당했다. 갈수록 레예스의 제구가 안정되면서 LG 타자들이 정타를 맞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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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7회초 두번째 투수 손주영을 올렸다. 엔스는 6회까지 103개의 공을 던지며 단 1안타와 2볼넷만 내주고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는 인생투를 펼쳤다. 그리고 7회에 나온 손주영이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2차전보다는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삼성 레예스는 단단했다. 7회까지 110개를 던지며 3안타 2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승부는 막판 1점 싸움. 이때 최고참 강민호가 귀중한 1점을 뽑았다. 2004년 데뷔 이후 한번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해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맡아보고 싶다"고 말했던 강민호가 8회초 손주영으로부터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린 것. 3B1S에서 5구째 147㎞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강민호가 제대로 때려냈고 169㎞의 빠른 속도로 담장을 넘었다.
대구 1,2차전에서도 1안타씩만 쳤고 3차전서 무안타를 기록해 11타수 2안타로 좋지 못했고, 이날도 2회초 중견수 플라이, 5회초 희생 번트를 댔던 강민호가 스스로 한국시리즈를 향한 홈런을 쏘아올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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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9회초 2사 후 박병호의 몸에 맞는 볼에 김헌곤의 좌익선상 2루타, 김영웅의 볼넷으로 만루의 추가점 기회를 만들었다. 솔로포를 친 강민호 타석에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투입. 강민호는 아쉽게 3루수앞 땅볼로 아웃.
9회말 삼성의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해 홍창기 신민재 오스틴을 차례로 잡고 삼성에서의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기록하고 한국시리즈로 향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