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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그야말로 '최악'은 피했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장에 성대하게 은퇴식까지 했던 선수에게 뒷통수를 세게 맞았다.
지난 3월 오재원(39)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2003년 두산에 지명돼 2007년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2년까지 1군에서 뛴 뒤 은퇴를 했다.
두산의 전성기를 이끈 만큼, 선수단 내 영향력이 남달랐다. 그러나 그 힘을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했다.
필로폰 등 투약 혐의는 물론 수수 혐의까지 받은 그는 오재원은 지인에게 '대리 처방'을 부탁했다.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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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구단 현역 선수 중에서도 '대리 처방' 선수가 나왔다.
두산은 오재원이 대리 처방을 부탁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8명의 선수가 '대리 처방을 해준 경험이 있다'는 답변을 했다.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이들은 1군은 물론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뛰지 못했다.
올 시즌 1군에서 활약이 기대되던 선수도 있었고, 1.5군급으로 백업 선수로 필요했던 선수도 있었다.
투수와 야수를 가리지 않고 부탁은 전방위로 이뤄졌다. 대부분 아직 기량을 만개하지 못한 젊은 유망주.
'주장' 오재원의 부탁이 강요처럼 무겁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선수들이었다.
오재원의 협박은 이들을 겁주기에 충분했다. 자진신고한 선수 중 한 명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오재원은) 팀에서 입지가 넓은 선배님이다. 코치님들도 함부로 못 하는 선수"라며 "밉보였다가 내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 봐 걱정했다. 처음에 거절하니 따로 불려 나가 정강이를 두세 번 맞았다. 빰을 툭툭 치면서 '잘하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 선수는 "이 사실을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괜히 말하다가 (오재원) 귀에 잘못 들어가면 피해는 나만 보니 굳이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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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구단 내 주장 또는 야구계 선배로서 지위를 이용해 20대 초중반 어린 후배나 1,2군을 오가는 선수들에게 수면제를 처방받아 줄 것을 요구했다"며 "선배 지위를 이용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내내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두려움에 떨었던 이들에게도 복귀의 길이 열렸다. 남은 건 KBO 클린베이스볼의 판단이다.
KBO는 "일단 구단의 정식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 추후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모든 걸 털고 돌아오기까지 절차는 남았다.
하지만 이제 끝이 보인다. 검찰이 강압 여부를 고려해 기소 유예 등으로 결론을 내린 만큼, 상벌위 결과 또한 '최악'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이 자진 신고를 한 부분 역시 정상 참작 될 전망이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