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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아버지를 여읜 슬픔을 참고 팀을 위해 공을 뿌린 동료를 위해 그동안 해왔던 승리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오직 힘든 동료를 다독일 뿐이었다.
그런데 유영찬이 갑자기 부친상을 당했다. 발인을 하는 날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인 5일이었다. 유영찬은 팀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 발인 후에 팀에 합류할 수 있다고 했지만 LG 염경엽 감독은 "새벽에 일어나서 발인하고 오는데 힘들 수밖에 없고 만약 대기한다면 다음 시합에도 안좋다"라며 그를 말렸다.
LG는 유영찬이 없는 비상 상황을 에르난데스를 임시 마무리를 쓰면서 메우기로 했고, 에르난데스는 1차전서 8회초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유영찬은 발인후 숙소로 돌아와 2차전을 준비했다.
1차전을 패했기에 2차전을 꼭 잡아야 했던 LG는 다행히 0-2로 끌려가다가 7-2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유영찬은 9회초 승리를 마무리하기 위해 등판했다. 사흘간 장례를 치르느라 제대로 몸을 추스리지도 못했을 텐데 유영찬은 최고 149㎞의 빠른 공을 앞세워 힘차게 공을 뿌렸다. 아쉽게 볼넷도 나오고 안타도 맞았다. 제구가 안돼 몸에 맞는 볼도 나와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강백호가 잘 때린 공을 좌익수 문성주가 뒤로 달려다가가 점프해 잡아내며 경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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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은 "영찬이가 1차전에서 나오지 못해 팀에 미안한 감정이 있을까봐 그런 게 신경 쓰였다"라며 "오히려 위로해주면 더 마음이 좋지 않을 거 같아서 일부러 장난도 치고 그랬다. 갈 때도 여기는 신경쓰지 말고 어머님 잘 신경써드려라고 말을 했다. 나도 상을 당해봤지만, 일주일 정도는 갈 거다. 많이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임찬규도 "말로 표현이 안되는 가슴 아픈 일을 당했는데 하루 만에 돌아왔다. 정말 고맙고 기특하다. 선수들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생갭다 긴 시간 아프고 힘들 거다. 나도 그랬다"라며 "유영찬이 팀을 위해, 가족을 위해 좋은 피칭을 해줘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영찬은 "형들과 동생들이 많이 생각해주고 챙겨줘서 너무 감사하다"라면서 "남은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든 중간이든 어떤 위치에서든지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