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타이브레이커를 바라는 두산의 염원?
KT 위즈와 SSG 랜더스와의 5위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5위도 1위만큼이나 소중한 자리기는 하다. 가을야구에 초대받는 마지막 티켓. 당사자들에게는 우승 만큼이나 간절한 '과반 이상'의 상징성이다.
당초 4위를 확정지은 두산 베어스를 포함, KT와 SSG 세팀이 4,5위 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SSG가 삼각구도에서 나가 떨어지는 듯 했지만, 기적과 같은 6연승으로 기사회생했다. 그 6연승의 마지막 2경기가 KT 맞대결이었다. 혼전의 시작이었다.
SSG가 두산, LG 트윈스에 2연패를 하며 다시 무너지는 듯 했고, 그 틈을 타 두산이 4위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휘청이던 KT가 정신을 차렸는데, 기적의 주인공 SSG가 창원에 내려가 NC 다이노스전 2경기를 싹쓸이 하며 또 한번 기사회생했다.
KT와 SSG가 각각 2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두 팀은 동률이었다.
이기든 지든 2경기 승패가 같으면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역대 최초로 5위 자리를 놓고 타이브레이커가 열릴 가능성이 생겼다.
|
SSG도 28일 한화 이글스전을 잡았다. 30일 키움전을 이기면 KT와 SSG는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위해 1일 5위 결정전, 타이브레이커 단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이미 두 팀은 가을야구에 돌입한 것과 다름 없다. 엄청난 집중력을 쏟아붓고 있다. 안 그래도 정규시즌 막판부터 순위 경쟁을 하느라 기진맥진인데, 마지막 있는 힘을 다 쥐어짜고 있으니 사실상 탈진 상태다.
여기에 사생결단 타이브레이커까지 치른다면 '정말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1일 경기를 하면, 이기는 팀은 2일 곧바로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치러야 한다.
타이브레이커까지 치르고 올라가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북산고처럼, 산왕공고와의 일전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 이룰 걸 이룬 다음 그 다음 경기 힘없이 무너지는 것 처럼…. 그래도 5위를 해야 한다. 단 1경기만 하더라도, 가을야구 진출팀이냐, 아니냐는 하늘과 땅 차이다.
|
KT는 타이브레이커에 갈 경우 고영표를 선발로 출격시킬 예정인데, 급했던 28일 키움전에 예정된 1이닝이 아닌 5이닝을 던지게 해버렸다. 엄상백이 대기해야 한다. 그렇게 이기면 와일드카드 1, 2차전에 쿠에바스, 벤자민을 대기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 지친 선수들이 4일 휴식에 충전이 될까는 의문.
그나마 KT는 사정이 낫다. SSG는 당장 사활을 걸어야 하는 30일 키움전에 앤더슨을 쓰면, 타이브레이커에는 엘리아스가 투입돼야 한다.
그러면 설령 이겨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송영진, 오원석 등 토종선발로 막아야 한다. 이 경기를 대비해 키움전이나 타이브레이커에 외국인 투수 1명을 아껴놓는 전략을 쓸 수도 있지만, 패할 경우의 후폭풍을 생각하면 모험수를 던지기 너무 힘들다.
사생결단 두 팀 간 경쟁을 바라보는 두산은 흐뭇할 수 밖에 없다.
내심 'SSG가 키움전에 승리해 제발 타이브레이커가 열려라'라고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
힘 빠진 상대에 1경기 만에 수월하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끝내면, 양보할 수 없는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최대한 힘을 끌어 모아 붙어볼만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