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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실험을 통한 우연한 발견, 역사를 바꿔놓기도 한다.
윤도현의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동기생 김도영과 '전국구 유격수'로 각축을 펼친 바 있다. 프로 데뷔 후 김도영과 마찬가지로 무한한 가능성을 갖춘 선수로 평가됐다. 부상으로 성장이 정체됐지만, 그 가능성 만큼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KIA의 판단.
페넌트레이스 조기 우승으로 판이 깔렸다. 한결 여유가 생긴 라인업 운영을 바탕으로 1군 무대에서 윤도현의 기량을 실험해보기로 한 것. KIA 이범호 감독은 "다방면으로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팀이나 선수 모두에게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다"며 "윤도현의 미래 활용법을 구상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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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이 먼저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다면, '천재'라는 수식어는 윤도현에게 붙었을지도 모를 일. 뛰어난 타격 능력 뿐만 아니라 주루 센스까지 김도영과 흡사하다. 데뷔 후 3년 내내 부상을 겪으면서 정체된 성장 탓에 움직임은 조심스럽지만, 경험 여부에 따라 성장은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타격은 1군 첫 선발 출전이었던 23일 삼성전 3안타로 증명됐다. 이 경기에서 윤도현에게 '도루 금지'를 지시했던 이 감독은 "일부러 하지 말라고 했다. 윤도현은 신이 나면 방방 뜨는 스타일이다. 김도영이 뛰는 모습을 보면 더 의욕을 앞세울 듯 해 '하지 말라'고 했다"며 "주루 스피드는 있다. 감각이나 상대 투수 모션을 빼앗는 방법은 조재영 주루 코치가 잘 안다. 노하우를 잘 주입시키면 잘 수행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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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이 어떤 포지션에 정착하게 되든 KIA는 오랜 고민을 풀 수 있게 된다.
내야 백업은 오랜 고민거리였다. 특히 유격수 박찬호-2루수 김선빈의 키스톤 콤비 조합을 대체할 만한 자원을 찾지 못했다. 3루 역시 1루까지 활용 가능한 변우혁이 있긴 해도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 출중한 재능을 갖춘 윤도현이 뒤를 받치는 걸 넘어 로테이션을 이룰 수 있다면, KIA는 한층 더 강력한 뎁스를 구축할 수 있다. 남은 시즌 윤도현의 활약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