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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유격수에게 '두 자릿수 홈런'은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장타자의 상징인 '10홈런'을 치는 유격수는 희소성이 있다.
SSG 랜더스의 주전 유격수 박성한(26)은 지난해 아깝게 '10홈런'을 놓쳤다.
커리어 하이인 9개 홈런을 친 뒤 마지막 한 개를 채우지 못했다.
박성한으로선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올해 박성한은 다시 10홈런을 채울 기회를 잡았다.
지난 달 27일 시즌 8호 홈런을 친 박성한은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호 홈런을 터뜨리며 최다 타이기록을 썼다.
이제, 한 개의 아치를 더 그리면 프로 데뷔 후 첫 10홈런 고지를 밟는다.
그러나 박성한은 요즘 두 자릿수 홈런 욕심을 버렸다.
배트를 짧게 쥐고 팀 타격에 집중한다.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방문 경기에서도 그랬다.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성한은 0-0으로 맞선 2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를 쳤고 6회 2사에선 정확한 타격으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2-1로 앞선 8회초 2사 2, 3루에서 kt 박영현의 4구째 시속 150㎞ 직구를 받아쳐 승부를 가른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박성한은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박성한이 풀스윙 대신 정확한 타격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다.
SSG는 현재 치열한 5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SSG는 이달 초 8위까지 떨어지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작아 보였으나 무서운 기세로 올라섰다.
최근엔 5연승을 내달리며 5위 kt를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박성한은 팀이 상승세를 타자 장타 욕심을 버렸다. 5연승 기간 박성한은 21타수 9안타 타율 0.429를 기록했다.
kt전을 마치고 만난 박성한은 "10홈런을 치는 유격수의 가치가 높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나 역시 욕심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성한은 "지금은 홈런을 칠 때가 아니다"라며 "매 경기가 5위 싸움과 직결되는 만큼 어떻게든 살아 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무조건 팀 타격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최소한 순위가 결정 때까지는 10홈런에 관한 욕심을 지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